유난히도 무더웠던 올 여름의 어느날 모두작가는 독자 여러분에게 첫 페이지를 선보였는데요. 어느덧 시간은 흘러 2024년의 마지막을 향하고 있습니다. 모두작가가 써 내려온 이야기를 돌아보니 지난 시간 함께 해주셨던 많은 분들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죠. 올해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지역의 일상을 더욱 다채롭고 아름답게 가꿔가는 이들을 담아보자고요. 모두작가 이번 시간에는 ‘지역문화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좌담회 참석자
2024년 모두작가를 돌아보며
[모두작가 화상 담소 모습] ©2024.지역문화진흥원
강현조 팀장
안녕하세요. 지역문화진흥원 팀장 강현조입니다. 지역문화진흥원은 지역문화 진흥 업무 전담기관으로서 문화도시 사업, 문화가 있는날 사업, 구석구석 문화배달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올해에는 SNS 채널을 통합하고 개편하면서 지역문화진흥원 블로그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을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지역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다양한 분들을 모셔 이야기를 나누는 '모두작가'라는 새로운 블로그 콘텐츠를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지역의 도서관이나 일상 속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여가활동을 소개하는 데서 시작해,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과 로컬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또 지역문화와 기술이라는 주제 아래 문화와 예술의 영역까지 확장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가장 최근에는 사회적 연대를 가능하게 하는 문화예술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모두작가라는 콘텐츠를 처음 선보이는 해인 만큼, 올해에는 다양한 분야에 있는 분들을 모셔 그분들이 하실 수 있는 이야기를 끄집어내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지금까지 모두작가를 통해 만난 분들을 돌아보니, 오늘 모신 분들까지 총 19분이 계시더라고요. 우리의 삶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는 건 결국 이분들의 활동이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지역문화를 만드는 ‘사람’이라는 키워드에 포커스를 맞춰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주제 및 인터뷰이 소개
[모두작가 화상 담소 모습] ©2024.지역문화진흥원
전주희 대표
강현조 팀장님이 말씀해주신 대로 우리는 모두 지역문화라는 울타리 안에서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고 다채롭게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각자 어떤 분야에서 어떤 활동을 해오고 계신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곽은선 팀장
안녕하세요, 곽은선입니다. 저는 4년 전 고성살이를 시작하면서 지역문화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지역문화에 관심이 없었어요. 우연한 계기로 고성에 오게 되었고 이곳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는데 그때 제가 지원했던 게 지역문화 전문인력 양성사업이었습니다. 저에게 있어 지역문화 전문인력 양성사업은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에 대한 관점을 넓혀주면서 지역살이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그렇게 고성문화원에 재직하면서 고성에 고유한 것들을 찾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지역문화 분야에 발을 들이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열심히 배워 나가는 중입니다. 현재는 고성문화재단에 재직 중에 있고 작년에 문화도시를 준비했습니다. 올해는 속초 문화도시 사업에도 함께 참여 중이며 축제·공연을 중점으로 지역문화 관련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 본 인터뷰에서 말하는 ‘고성’은 강원도 고성군을 지칭하며 경상남도 고성군과는 무관한 내용입니다.
민병은 대표
저는 2005년 학교 지역사회 문화예술 교육 사업을 진행하면서 문화예술 분야에 발을 담그게 되었습니다. 이후 2007년에는 문화의집 관장을 역임했습니다. 그때 지역주민들과 함께 무언가를 한다는 게 어떤 가치를 창출해내며 문화공간을 책임지고 운영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또 행정시스템과 공조한다는 게 무엇인지 등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문화의집 협회 상임이사로 2년 간 근무하면서 전국 문화의 집을 다니게 되었고, 이런 경험을 통해 관점을 확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지혜로운 봄'이라는 개인 단체를 운영하면서 기획, 활동가 교육, 강연 등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상호의존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적당히 아름답게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와 같은 고민을 품은 채로 활동을 하고 있고 '인간 외적인 것에 관심‘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사람입니다.
남동훈 대표
안녕하세요. 저는 '창작집단 고릴라조합'의 남동훈 대표입니다. 저는 연극 연출가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07년 과천 한마당 페스티벌 개막작품을 맡게 되었는데, 당시의 미션이 과천지역의 주민들과 함께 공연을 만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전문연극인, 과천시 다섯 개 동 주민 60여명, 용인송담대학교 학생들과 함께 연극을 준비했습니다. 예산이 빠듯해서 어려운 부분도 많았지만, 모두가 열심히 연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 과천문화회관 운동장이나 과천 경마장 주차창 같은 곳에서 함께 모여 연습을 했는데요. 연습을 하면서 주민 분들이 즐거워 하시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연극의 새로운 가치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후 지역문화진흥원 전국생활문화축제 총감독을 2년 간 맡게 되었습니다. 이런 활동을 하면서 제 시야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더라고요.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지역문화에 대한 감을 잡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분들을 만나면서 끊임없이 배울 수 있었거든요. 서울시 생활문화위원회 협치위원으로 활동하면서는 실제 현장과 행정 담론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양성이 우리 사회에 중요한 가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청춘마이크, 실버마이크 심사와 컨설팅에 참여 하면서 지역문화의 다층적인 면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런 활동을 이어오면서 자연스럽게 생활문화, 지역문화, 시민예술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고, 전통예술에도 관심이 많아서 국립국악원을 중심으로 전통예술 활동도 함께 해오고 있습니다.
전주희 대표
저는 미술관에서 전시 기획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당시에 제 일이 정말 재밌고 좋았어요. 그런데 일을 하다 보니 문화·예술 과 업에 대한 동기가 높은 사람들이 진입하지만 일의 여건이나 환경이 열악하고 실무 역량을 강화할 기회가 굉장히 한정적이라는 것을 몸소 깨달았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 개선하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하고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인력양성사업을 통해 전국의 예술단체, 문화기획자, 문화행정가 등 현장 종사자들을 위한 양성 및 교육·조사·연구 등의 업무를 맡았습니다. 주어진 대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발견하고 어떻게 해결할지를 많이 고민하면서 일했던 것 같아요. 그 연장선에서 현재 입소(IPSO, HRD 전문 컨설팅기업)의 공동대표를 맡으며 정책연구, 교육, 기획, 컨설팅 등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의 저는 현장에 발을 직접 딛고 일했다면, 지금은 한 발자국 떨어진 관찰자로 존재할 때가 많은데요. 그렇기 때문에 현장에 계신 분들과 만나고 대화하면서 감각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번 시간 ‘모두작가’를 통해 의미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역을 바꾸는 힘, 사람 그리고 문화예술
전주희 대표
그럼 본격적으로 각자 해오신 활동과 이를 통해 경험하신 변화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오래 보아야 보이는 것들
전주희 대표
민병은 대표님은 문화예술 분야에서 오랜 기간 일하신 만큼, 아주 많은 문화 정책과 프로그램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셨을 것 같아요. 대표님의 경험으로 비추어볼 때 의미 있는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혜로운 봄 민병은 대표
민병은 대표
제 경험을 비추어 볼 때, 주위에 대한 호기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관심을 갖고 호기심의 눈으로 주위를 바라보는 것. 거기에서부터 시작하게 되면 대상을 깊게 보게 되고 그 과정에서 질문들이 만들어지게 되죠. 그리고 그 질문들을 풀어가는 과정은 해답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각과 방향으로 재질문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런 질문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변화의 씨앗이 생겨나는 거고요.
전주희 대표
이런 과정을 통해 변화를 만들어낸 구체적인 사례가 있을까요?
민병은 대표
굉장히 오래된 저의 첫 프로젝트가 생각납니다. 제가 문화의집 관장으로 재직 중이었던 때인데요. 우리 공간에서 어떤 활동을 해야 할까 고민하던 시기였습니다. 조금은 무모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당시 제가 프로그램과 강좌는 진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어요. 이미 다른 기관에서 많이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시류에 편승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가장 먼저 우리를 둘러싼 주거환경은 어떤지, 누가 사는지,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조사했습니다. 간략한 서베이었지만 명확한 정보가 나왔어요. 소규모 아파트가 대규모 단지를 이룬 곳이었는데, 그곳의 미취학 아동들이 갈 곳이 없는 문제가 있더라고요.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에 대한 요구가 아주 많았습니다. 그렇게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데서나 할 수 없는’이라는 슬로건을 만들고 문화의집으로 사람을 모이게 했어요.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제가 관찰 대상으로 삼은 것은 제 막내 아이였습니다. 제 아이가 노는 모습과 방식을 지켜보기 시작했어요. 아이들이 소꿉장난감이 있어도 그릇장을 열고 진짜 그릇을 꺼내 노는 것을 보고 아이들의 호기심은 장난감에 있는 게 아니라 어른들의 놀이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후 전문가를 모셔 누구나 할 수 있는 흔한 일들을 우리 공간에서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이 좋았던 이유는 아이들이 자라남에 따라 미취학 아동을 위한 프로그램이 취학 아이들의 프로그램으로 연결된 점이었어요. 이렇게 틈새를 찾기 위한 발버둥으로 시작한 리서치가 성공적인 프로그램의 기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세모나 모임 활동 모습] ⓒ2023.세상의 모든 나무
민병은 대표
또 다른 예로 평생학습원 요청으로 진행한 목공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이 프로그램의 출발점은 ‘문화공간을 잘 찾지 않는 아저씨들을 어떻게 우리의 공간으로 끌어올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 고민 끝에 굉장히 까다로운 자격요건을 요구하는 목공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요. 참여하기에 허들이 높았던 프로그램이었음에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신청을 하더라고요. 예상 밖이었죠. 그때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데 있어 ‘누구나 오세요’를 외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누구나’가 ‘아무나’가 될 때 발생하는 문제점도 분명 있으니까요. 놀라운 건 20년 전 목공 프로그램 모임이 아직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주민들이 모임을 위한 임대료를 기꺼이 지불하면서 활동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건데요. 저는 이러한 부분이 지역에서 발견할 수 있는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지방소멸을 넘어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로
전주희 대표
고성은 인구감소 등의 문제로 지방소멸위기에 놓인 지역 중 하나입니다. 고성은 이를 문화적인 활동을 통해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고성 지역에서는 문화적인 활동의 주체로 어떤 분들이 참여하고 주로 어떤 활동을 하시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고성문화재단 곽은선 팀장
곽은선 팀장
현재 고성에는 문화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저희 고성문화재단은 올해 처음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함께 지역소멸에 대응하고 있는데요. 지역에 관심이 있고 문화 분야의 일을 할 마음이 있는 사람을 고성에 유입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지역에서 일을 하는 동시에 지역에서 생활하고 휴식할 수 있는 ‘아트케이션 고성’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고성 최북단에 위치한 마을을 선정해 그곳에서 사람들을 생활하게 했습니다. 처음에 걱정이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대중교통, 카페, 편의점 같은 편의시설이 없는 마을이거든요. 그래서 중간에 이탈자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잘 지내시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모든 사람이 대도시의 편리함을 원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희가 따로 나서지 않아도 지역의 매력을 각자 알아서 느끼시더라고요
[아트케이션 페스타] ⓒ2024.고성문화재단
전주희 대표
고성뿐만 아니라 주변 인접 지역과도 활발히 교류한다고 들었습니다.
곽은선 팀장
아무래도 문화예술 단체나 활동인이 많지 않다 보니 속초, 양양, 인제 지역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 단체들이 한 지역에만 머무르게 되면 문화적 다양성을 잃거나 고립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다양한 지역을 넘나들다 보니 문화예술인들의 시야 확장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이렇게 문화인력들이 경계가 많이 허물어진 상태에서 활동을 하게 되니까 문화 수요자들도 경계 없이 더욱 확장된 문화생활을 향유하는 것 같습니다.
전주희 대표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하시면서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아트케이션 페스타] ⓒ2024.고성문화재단
곽은선 팀장
3일 간 진행된 페스타에 명파마을에 700여명의 사람들이 방문했는데요. 어떻게 보면 소소한 숫자일 수 있지만 마을 분들에게는 굉장히 큰 숫자로 다가간 듯했습니다. 주민분들이 마을에 이렇게 사람이 많은 적은 처음이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지역에 사람들이 방문하는 걸 좋아하시더라고요. 문화예술인력의 힘으로 이런 현상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지역에서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민병은 대표
곽은선 팀장님께서 지역을 방문한 사람이 많아 주민들이 좋아하셨다는 말씀을 해주시니 갑자기 떠오른 게 있는데, '지역문화'라는 개념을 말할 때 누구를 향한 문화가 될 것인지 정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지역문화’, ‘지역활력’ 등의 메시지를 외부로만 발신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누구를 향해 이야기하고자 하는지 명확하게 정하면 이후 나오는 것들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제가 사는 동네에 출렁다리가 있는데요. 굉장히 많은 지역에 출렁다리가 생겨나고 있는데, 이게 과연 누구를 위한 출렁다리인지 헷갈리더라고요. 아마도 관광객들을 위한 설치물일 겁니다. 그런데 관광객 방문만 유도하면 지역활력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대목인 것 같아요.
#지역예술인과 함께 살리는 지역문화
전주희 대표
남동훈 대표님은 지역문화진흥원의 ‘문화가 있는 날 청춘마이크, 실버마이크’ 사업 등 지역의 예술인과 함께하는 사업에 활발히 참여해오고 계신데요. 지역 예술인들의 활동을 옆에서 많이 지켜보실 것 같은데, 지역에서 그 지역의 예술인들이 갖는 의미와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창작집단 고릴라조합 남동훈 대표
남동훈 대표
저는 크게 전국 생활문화축제 사례와 청춘 마이크·실버 마이크 사례로 나누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전국 생활문화축제를 맡았을 때 축제 구조를 어떻게 만들지 고민했습니다. 축제는 참여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하는데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참여자들이 하고 싶은 것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서 민병은 대표님께서 '누구나'와 '아무나'의 차이를 언급해주셨는데요. 저는 이 차이는 합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합의라는 것이 참여자 입장에서는 허들로 다가갈 수도 있고 나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내가 감당해야 할 책임이 될 수도 있겠죠. 그래서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축제가 제공할 수 있는 것들을 협의해 나갔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말을 먼저 건네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말을 먼저 건네는 사람이 그 다음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하거든요. 당사자의 이야기를 듣고 이들 중심의 활동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 저는 작년에 영월이 문화도시로 선정된 것이 굉장히 기뻤습니다. 영월의 경우 전문인력이 아닌 주민이 주체가 되어 문화도시를 만든 사례거든요. 영월 생활문화동호회 연합회가 있는데요, 이분들이 생활문화축제를 계기로 응집하게 됐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영월 문화도시 추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고요. 그런 점에서 문화예술과 관련된 지역의 활동들은 지역 현안을 다룰 수 있는 또 다른 공론의 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미산 마을의 경우 주민들이 자기만족을 중심으로 활동했습니다. 그 자기만족감이 일정하게 충족되니 주민들이 주변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시더라고요. 마포는 영유아부터 아동.청소년, 청.장년, 노인 등 모든 세대와 성소수자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사람들이 공존하는 지역입니다. 그러다 보니 사회적 약자 등의 활동에 어떤 목소리를 낼 것인지에 대해 주민들이 스스로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예술활동이 단순히 즐기는 데서 끝나지 않고 연대의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2024 문화가 있는 날 <청춘마이크> 현장] ⓒ2024.지역문화진흥원.
남동훈 대표
청춘마이크는 청년예술가들의 거리공연으로 지역 청년예술가들의 성장을 도모하는 사업입니다. 저는 청춘마이크가 청년예술가를 조명함으로써 문화예술 생태계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청년예술가를 소개하고 노출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다양한 문화예술인을 심도 깊이 조명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해요. 이들이 내는 다양한 목소리가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만들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청년예술가들을 지속적으로 조명해서 문화예술의 종 다양성을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24 문화가 있는 날 <청춘마이크> 현장] ⓒ2024.지역문화진흥원.
#변화의 길을 갈고 닦다
㈜입소 전주희 대표
전주희 대표
앞서 현장에서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저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지역문화 전문인력 양성사업 모니터링, 컨설팅, 조사 등을 수행하며 느낀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지역문화진흥법에 근거해 지정된 지역 양성기관들의 변화입니다. 초기에는 각 지역의 특성과 상황이 달랐음에도 교육과정과 방식이 대부분 비슷했고, 현지 강사나 멘토의 참여도 적었습니다. 지역 양성기관으로 지정은 되었지만, 실제 인력양성을 위한 역량이나 준비가 부족했죠. '어떤 인력을 어떤 관점과 방향으로 양성할 것인가?', '양성 프로그램 수료 그다음은?' 등과 같은 근본적인 고민도 부족했죠. 하지만 최근에는 지역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강화되고 있습니다. 지역 현안을 문화적으로 해결할 전문인력의 필요성이 커지고, 인력양성에 대한 지역의 고민이 구체화된 덕분입니다. 특히 지역문화진흥원이 각 양성기관으로 하여금 지역 특성에 기반한 중장기적 계획을 세우도록 유도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두 번째는 기획자의 당사자성이 강조되는 변화입니다. 기존 다수의 양성 프로그램이 '지역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지역민들이 무엇을 기대하는지'와 같은 타자적 관점의 교육이 주를 이루었다면, 이제는 기획자가 스스로 정체성을 탐색하고 자신의 관점과 태도를 형성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지역문화 전문인력 양성사업은 보다 지역에 특화된 성격으로 발전했다고 생각해요. 물론 현장의 실제 요구와 정책이 완벽하게 일치하기는 어렵지만, 지역 맞춤형 정책으로 나아가기 위한 의미 있는 변화가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꿈꾸는 지역의 모습
전주희 대표
이렇게 많은 변화를 지켜봐 오신만큼 앞으로 맞이하게 될 변화에 대해서도 기대하는 것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 그리고 문화예술을 통해 지역은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까요? 지역문화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기대하는 바 등을 자유롭게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고성 문화도시 사업에 참여한 주민들]ⓒ2023.고성문화재단.
곽은선 팀장
최근의 지역 문화 사업의 경향이 주민 주체성에 집중하기보다는 경제적 효과와 같이 가시적인 성과에 치중되어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이 있습니다. 주민 주체성을 먼저 키우고 이후에 지역의 브랜딩으로 이어지면 좋을 텐데, 그런 단계 없이 곧바로 브랜딩으로 귀결되는 진행 방식이 지역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거든요. 저는 공연 마케팅과 세일즈 쪽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굉장히 상업적인 분야에 있다가 지역으로 와서 느꼈던 매력은 상업적인 무언가 없이도 만들어지는 문화와 일상이었어요. 그런 매력이 지역살이를 선택하게 한 원동력이기도 한데요. 그런데 최근 정책들이 경제적인 효과에만 함몰되는 것을 보면서 '결국 서울과 다를 게 뭐지?'하는 의구심이 생기더라고요. 지역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이야기하는 게 우리 지역문화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인데 정작 실행되는 프로그램은 서울, 경기권과 다를 것 없는 비슷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점이 조금 아쉽더라고요. 앞서 민병은 대표님께서 지역문화가 누구를 향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 저 역시 언젠가 <속.고.양 프로젝트>*와 관련해 '누구를 위한 연대인가'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관광객 중심의 보여주기식 프로그램이 주가 된 상황에서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점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작년에 생활문화와 병행해 진행되었던 고성 문화도시 사업이 인상 깊었어요. 고성 주민들의 주체성을 끌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은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속.고.양 프로젝트> :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각 지역의 협업프로젝트
남동훈 대표
지역문화가 활성화되고 지역활력을 찾기 위해선 어느 정도 공적 지원의 힘이 필요한 건 사실입니다. 유의미한 변화가 가시화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정책들은 중간에 중단되기도 하고 바뀌기도 하죠. 뜨거운 마음으로 모였다가 오히려 차가운 마음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꽤 많이 지켜봤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역문화, 문화예술에 호기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리는 분들이 계신데 그분들의 사회적 활동 가능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하고요. 똘망똘망한 눈으로 저를 찾아오는 후배들이 있는데 그들을 대하는 제 속마음은 마냥 기쁘지만은 않거든요. 왜냐하면, 지역문화·생활문화·문화예술 기획 분야는 종사자들의 열정을 필히 요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현실에서는 언제까지 이들의 열정만을 요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그런 분들의 열정을 지켜보고 격려해주고, 지속적인 활동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지역에서는 문화예술 활동이 생활의 문제를 나눌 수 있는 공론의 장이 되기도 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거점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어느 순간 지역의 작은 도서관 같은 공간이 사라지고 있더라고요. 문화예술의 실핏줄을 이어주는 거점공간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같아요. 지역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거점공간이 많이 생겨나면 좋겠습니다.
민병은 대표
저는 사회적 인프라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사회적 인프라는 단순히 건물을 짓고 도로를 놓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그 시설들을 사람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인데요. 이제는 우리가 제도나 정책적 환경, 물리적 환경을 마련하는 일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지역문화진흥원에서도 정책을 마련하고 제도 변화를 위해 노력을 하고 계시지만 이런 일들이 민간과 어떤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지도 유의 깊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 정책이나 제도가 민간에 과부하를 일으키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공공의 영역들이 민간으로 치환되고 있다는 느낌도 있고요. 덧붙여 앞서 남동훈 대표님이 언급하신 것처럼 지금 작은 도서관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문화적 활동을 위해 제도적인 절차에 따라 만들어진 공간이 사라질 때, 정작 주민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잘 알지 못해요. 실제로 발생하고 있는 현상입니다. 그런데 이런 공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외치고 있는 건 민간 부문이거든요. 역설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사회적 인프라 구축은 지역문화를 위해서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 다른 것으로 사업 및 프로그램 선정 방식에 관해 이야기해보고자 하는데요. 저는 문화예술 활동이 어디서 향유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업 추진에만 집중하지 말고, 그 사업을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고민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이 고민에는 사업을 선정할 때 지금과 같은 경합 방식이 적절한가에 대한 질문도 함께 따라옵니다. 이런 대목에서 사업 선정의 방법을 다양화하는 것도 함께 고민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령 경기도문화재단에서는 경합이 아닌 추첨방식을 채택하는 실험적인 시도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추첨의 장점은 선정되지 못한 분들이 박탈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내가 못해서 떨어진 게 아니기 때문에 선정된 다른 사람의 활동을 훨씬 더 자유롭게 관찰할 수 있게 하고, 더 나아가서는 협업할 수 있게 하거든요. 소통과 융합이 쉬워지는 거죠. 소통과 융합은 지역문화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에 경기도의 이런 시도가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문화예술의 힘으로 변화하는 지역의 모습을 원한다면, 변화라는 건 어느 순간 발생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진행되는 현재진행형의 개념이라는 것을 함께 공유했으면 합니다. 변화의 과정 속에 있는 사람은 변화를 잘 체감하지 못해요. 그렇기 때문에 이 과정을 밖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이 발견해주어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또 변화는 시간을 요하게 되는데 현재의 정책은 변화를 만들어내기에는 사업기간이 짧은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시간적 문제들이 보완된다면, 보다 더 다채롭고 풍요로운 지역의 모습을 꿈꿀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주희 대표
저는 연구자로서 용역에 참여하면서 생각했던 기대와 바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보통의 정책사업에 대한 개선연구는 참여자 만족도 조사와 그룹 인터뷰를 진행하는데요. 연구자가 사업의 모든 과정에 참여하고 관찰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설문조사나 일부 의견 수렴의 형태로 그 방식이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면 현장의 생생한 장면이나 목소리를 담아내기 힘든 것이 현실이죠.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지원사업 초기 단계부터 전 과정을 기록하고 참여 관찰하는 연구자나 기록자를 사업에 참여시키면 좋겠습니다. 사업 기획-실행 과정의 대화, 시행착오, 고민과 해결 과정, 실패 사례까지 꼼꼼히 기록되어 공유된다면 정책 연구와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특히 관련 분야 대학원생들과 매칭이 된다면, 더 풍부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고 신진 연구자들에게도 현장성 있는 연구 기회가 제공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계량적 성과 측정에 늘 어려움을 겪는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혁신 분야 등의 지표를 참고하거나 인접 분야에 미치는 파급효과까지 연계한 지표 개발도 더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자가 다양한 방법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나 환경이 마련되어 정책연구 방식이 심화되고 다양화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세모나 지역 작가들이 업사이클 상생기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모습] ⓒ2023.세상의 모든 나무.
민병은 대표
전주희 대표님 말씀에 덧붙이자면, 추적관찰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목공 프로그램에서 시작된 ‘세.모.나(세상의 모든 나무)’라는 모임을 사례로 들고 싶은데요. 목공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분들이 15년이 지난 지금 인테리어 소상공인으로, 공방 주인으로, 우드카빙 전문가로 활동하고 계세요. 이런 현상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눈에 가시적으로 보이는 것들이죠. 이것들의 경제적인 효과를 따지면 정말 클 것이기 때문에 단순 스케치나 홍보 성격의 연구가 아닌 추적관찰 자료를 질적 성과를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문화예술 사례 추천
전주희 대표
어느덧 마지막 질문입니다. 모두작가 독자분들께 지역문화를 활성화하고 지역민들의 삶을 다채롭게 만드는 문화예술 사례가 있다면 자유롭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문화플랫폼 열무 활동 모습] ⓒ2023.경기도 마을정책플랫폼 도미니.All rights reserved.
[그림책NORI 청년 네크워크 모습] ⓒ2024.그림책NORI.All rights reserved.
민병은 대표
안산의 동네 공동체 플랫폼 ‘열무’를 추천합니다. 길고양이, 동네 강아지 등 비인간적인 존재와 함께 살아가려는 마을 단위의 시도와 함께 마을에서 함께 도우며 사는 방법을 다양한 방법으로 기록하고 공유하는 모임인데요. 마을주민이 함께 아름다운 지역문화를 만들어가는 모임이기에 모두작가 독자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다른 사례로는 성남 서현에 있는 그림책NORI라는 곳을 추천합니다. 이곳의 운영자가 청년에 방점을 찍고 관련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데요. 책방을 이용했던 아이들이 시간이 흘러 청년이 되어 자연스럽게 청년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 서현역 묻지마 폭행사건의 피해자가 그림책NORI 운영자 자녀분의 친구였고 이 사건을 계기로 청년활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드셨다고 해요. 책방을 중심으로 지역 청년들의 이야기를 채워나가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소개하고 싶습니다.
[2023 지역문화전문인력 일경험(신규) 직무역량강화 교육] ⓒ2023.지역문화진흥원.All rights reserved.
곽은선 팀장
지금은 사라져서 아쉽지만 저를 지역문화의 길로 안내한 지역문화 전문인력 양성사업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전주희 대표
곽은선 팀장님 말씀에 덧붙여 보자면, 지역문화 전문인력 양성사업 폐지를 안타까워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사업 폐지는 지역에서 필요한 전문인력은 지역에서 양성하자는 취지였겠지만, 지역 입장에서는 갑작스러운 소식이었죠. 인력양성은 단기간에 성과가 보이지 않아 예산을 편성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하지만 인력양성을 근근이 해오던 지역 기관이 지역문화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지정되어 예산 한계를 극복한 사례를 살펴보면, 이 기관은 프로그램을 체계화하고 세분화하여 인력을 양성하고 대학 등 유관기관과 협력체를 구성하기도 했습니다. 지역문화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이 사업의 진입부터 전문인력의 현장 활동을 지지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이죠. 저도 한때 기관에서 인력양성 사업 담당자였는데 인력양성 사업은 느리지만 분명히 효과가 있습니다. 예술단체에 기획자가 없던 시절, 기획자 배치 사업을 시작했을 때에는 현장과 행정 사이의 괴리가 컸습니다. 하지만 사업이 지속되면서 기획자라는 직무가 자리를 잡고 전문인력들이 꾸준히 양성되면서 예술단체들도 기획자의 필요성을 깨닫게 되었어요. 시간이 흘러 개념조차 불명확했던 예술 기획자는 이제는 엄연한 직업군으로 자리매김했죠. 이처럼 정책사업으로서 인력양성 사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지만, 긍정적 효과가 분명하기에 앞으로도 사업이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강현조 팀장
이번 시간 이야기를 함께 나누면서 우리가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역에 과연 미래가 있을까?’, ‘지역이 그 자체로 매력과 활력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와 같은 고민들이 공유되고 있는 것 같아요.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문화진흥원과 같은 고민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이 감사함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든든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 고민들을 덜 하실 수 있도록 저희가 조금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역 현장에서 지역문화를 위해 힘쓰고 계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건강한 담론을 만들어내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달려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지역문화진흥원도 지역문화 진흥 업무 전담기관으로서 오늘 해주신 말씀을 새기며 끊임없이 고민하고 또 고민하겠습니다.
클로징
모두작가 이번 시간에는 ‘지역문화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정책이 바뀌어도 결국 변하지 않는 것은 지역을 사랑하고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다가오는 2025년, 지역문화진흥원은 국민 모두가 문화적 삶을 누릴 수 있는 문화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멈추지 않고 전진하겠습니다. 2024년 모두작가를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내년에도 더욱 알차고 유익한 이야기와 함께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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