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첫눈이 온 후 여기저기 모습을 보인 눈사람 덕에 더욱 기대가 되는 겨울입니다. 언젠가부터 대명사처럼 되어버린 겨울바다도 좋지만, 겨울의 산은 조금은 낯설지만 한번 가본다면 또 다시 찾을 수 밖에 없는 설렘을 주는 장소입니다. 눈이 시릴 정도로 쌓인 눈밭과 비틀거리며 오를 때마다 사박사박 밟히는 눈의 소리와, 새의 날갯짓에 후두둑 떨어지는 절경의 상고대까지. 문화가 있는 날은 도심뿐 아니라 숲 속에서의 근사한 낭만도 선사합니다. 문화가 있는 날에는 전국 곳곳의 숲 속 휴양림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데요. 겨울에 특히 더 아름다운 충청도의 숲 속 자연 휴양림 두 곳을 소개합니다.
속세를 떠나 즐기는 절경의 극치
국립속리산말티재자연휴양림
[속리산의 가을] ⓒ2024.산림청 속리산말티재자연휴양림.All rights reserved.
국토의 70프로가 산이라는 우리나라의 6번째 국립공원이자 제 2의 금강, 한국 팔경 중 하나라는 설명만으로도 얼마나 빼어난 풍경을 가지고 있는지 알 것 같은 속리산. 산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도 속리산의 이름은 알 정도이니 그 유명세가 짐작이 가죠. 속리산은 산림과 암봉, 암릉이 매우 조화로워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암산 중 하나로 뽑히고 있습니다. 속리산은 세 개의 지역을 거쳐 이루어져 있는데요. 속리산말티재자연휴양림은 충북 보은군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속리산 말티재 고개와 정자] ⓒ2024.산림청 속리산말티재자연휴양림
산림과 암릉, 구불길의 조화
속리산은 속세를 떠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말티재는 속리산 부근에 위치한 험준한 고개인데요. 그 곳에 위치한 휴양림이니 경치는 기대해도 좋을 것 같죠.
속리산은 한국을 대표하는 명산이니만큼 사계절 모두 아름답지만 겨울만의 낭만 또한 못지 않습니다. 낙엽이 뒹굴던 곳 위에 눈이 쌓여져 만들어진 천연 눈썰매장에서 즐기는 눈썰매와 절경을 구경하기 좋은 곳으로 유명한 말티재 전망대에 오르면 온통 눈으로 덮인 속리산을 볼 수 있습니다.
[속리산말티재자연휴양림 장재저수지] ⓒ2024.산림청 속리산말티재자연휴양림
이 곳에서의 편안한 하루를 위해 휴양림은 숙박시설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는데요. 재미있는 것은 휴양관의 이름이 ‘상학봉’,’묘봉’,’비로봉’,’형제봉’,’관음봉’. 이런 봉의 이름으로 되어 있습니다. 다른 휴양림의 부속시설도 자연에서 이름을 따오지만 속리산은 8개의 봉으로 이루어진 산이기 때문이죠. 산에 오르지 않아도 왠지 이 방에 머무르면 속리산의 그 유명한 봉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도 모릅니다. 휴양림의 숙박시설이 말티재 아래 깊숙이 자리잡은 만큼 숲 속 한가운데 와 있는 것 같거든요.
[속리산말티재자연휴양림] ⓒ2024.산림청 속리산말티재자연휴양림
왕이 사랑했던 숲에서 보내는 자연과의 만남
속리산에서는 나무를 이용한 목걸이나 열쇠고리, 솟대 등의 체험 말고도 봄이면 가족끼리 모여서 화전을 만들고 가을이면 속리산에서 만날 수 있는 곤충친구를 학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데요. 이런 자연과 관련된 프로그램 외 속리산에서만 접할 수 있는 체험은 바로 왕에 관련된 프로그램들인데요. 이유는 속리산이 왕과 관련된 일화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속리산 법주사는 선덕여왕과 관련이 있고, 유명한 속리산세조길은 세조가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자 직접 걸어 다녔다는 2.4km의 법주사 일주문부터 세심정까지의 숲길입니다.
[속리산말티재자연휴양림의 겨울전경] ⓒ2024.산림청 속리산말티재자연휴양림
왕의 옷을 입고 호패를 만들어보는 ‘왕의 귀환 프로그램’, 또는 세조의 길을 걸으며 속리산 숲길을 체험하는 ‘나도 왕이 되고 싶어요’ 프로그램을 통해서 속리산의 옛 이야기를 접하면서 속리산이 가진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산림청 국립속리산말티재자연휴양림
<위치>
충북 보은군 장안면 속리산로 256
<시설문의>
043-543-6282
숲나들e 통합고객센터 1588-3250
※동절기 휴양림 내 출입가능 범위 및 운영시간이 상이하여, 세부 운영 정보는 휴양림에 문의바랍니다.
<속리산말티재자연휴양림 홈페이지>
https://foresttrip.go.kr/indvz/main.do?hmpgId=0115
겨울에도 푸른 산. 하얀 눈꽃과 파란 잎의 눈부신 조화
국립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
진짜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면 이런 느낌일까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국립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은 소나무로 이루어진 산입니다. 계곡을 끼고 올라가는 길에 하늘 높이 뻗은 소나무와 파란 잎 위에 쌓인 하얗게 눈을 보면 크리스마스 트리로 가득한 크리스마스 축제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죠.
[국립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 겨울전경] ⓒ2024.산림청 국립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
온 세상에 펼쳐진 설국
희리산은 해발 300미터 정도로 등산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걱정 없이 오를 수 있는 높이의 산입니다. 게다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가 있어 산림욕에 적격이죠. 소나무가 있는 곳은 솔방울과 솔잎들이 다갈색의 천연 카페트를 깔아주는데요. 울창하고 높게 뻗은 소나무 아래, 폭신한 솔잎을 밟으며 걷는 적당한 오르막길은 눈과 마음과 신체의 진정한 힐링을 선물합니다.
[국립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의 휴양림과 야영장] ⓒ2024.산림청 국립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
희리산은 소나무로 가득 찬 산도 매력적이지만 휴양림으로도 매력적인 이유가, 숙박시설이 어릴 적 동화 속에서 보던 통나무집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인데요. 책을 보며 저런 저런 집에서 따뜻한 겨울을 보내는 하루는 어떨까 했던 꿈을 이룰 수 있는 어린 시절의 로망을 이룰 수 있고, 또한 야영캠핑장까지 갖추고 있어서 액티비티한 경험까지 할 수 있습니다. 텐트의 지퍼를 열고 나가면 볼을 스치는 차디찬 바람과 초록과 하얀 색의 조화가 시선을 끄는 풍경들. 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의 겨울입니다.특히 캠핑을 할 수 있는 야영데크의 위치는 계곡길 옆, 울창한 소나무숲이 마주 보이는 곳이라 눈이 내린 다음 날이면 설경을 보는 하룻밤을 보낼 수가 있죠.
[국립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의 정자와 소나무에 쌓인 눈] ⓒ2024.산림청 국립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
졸졸 흐르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푸른 소나무숲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호수인 산천호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계곡길 깊숙한 곳곳에 자리잡은 숲 속의 휴양림, 그리고 숲길 끝에 자리잡은 잔잔한 호수. 계절에 상관없이 사시사철 풀색과 물색으로 푸르른 곳에 눈과 마음을 뺏겨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죠.
겨울에 예쁜 산이지만 통나무집을 연상케 하는 숙박시설의 이름에는 봄이 가득합니다. ‘문주란’,’민들레’,’금낭화’,’’수선화’,’방울꽃’ 등 꽃 향이 물씬 풍기죠. 꽃이 있는 곳에는 새도 있습니다. ‘참새’,’제비’,’원앙새’,’파랑새’등은 연립동의 이름이죠. 물론 다른 숲속휴양림처럼 희리산만의 특색을 가진 이름도 있습니다. ‘해송’,’소나무’의 이름은 가진 연립동은 다른 곳과는 다르게 곱게 손질된 목조건물이 특징입니다.
숲에서 나누는 자연과 숲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
사시사철 푸른 산인 만큼 숲에 관한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희리산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희리산 해송 숲 이야기’, 희리산 해송숲에서 나무와의 교감을 통해 정서안정을 도모하는 ‘솔바람 힐링’, 기후변화 대비 탄소중립의 필요성에 대해 숲의 중요함을 일깨워주는 ‘탄소를 머금은 나무이야기’ 등 숲과 나무, 자연에 대한 너무나도 유익한 시간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국립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의 안쪽에 자리한 산천호] ⓒ2024.산림청 국립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
물론 정신뿐 아니라 눈과 손이 즐거운 프로그램도 많습니다. 나의 방을 지켜줄 ‘미니장승 만들기’ 소나무가 울창한 숲답게 ‘솔방울거북이 만들기’ 부터 ‘나무연필 만들기’,’나뭇잎으로 물감 만들기’등 자연에서 습득한 것으로 나만의 아이템 만들기 체험을 저렴한 가격으로 할 수 있으니 휴양림을 이용하기 전 미리 무엇을 만들어 볼지 상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죠.
[국립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의 설경] ⓒ2024.산림청 국립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
찬 바람과 함께 밀려오는 겨울바다의 파도소리도 좋지만, 정적을 깨고 들려오는 뽀득,눈을 밟는 발자국 소리와 바람의 방향이 만들어낸 예술작품인 상고대를 보는 것만으로도 겨울산의 매력은 끝이 없습니다. 겨울에 찾아오는 찾는 철새와, 나보다 먼저 다녀갔을 동물친구의 작은 발자국과 손끝을 녹이는 따뜻한 차 한잔만으로도 말이죠. 나뭇잎이 다 진 후에 쌓이는 눈도, 사계절 푸른 잎에 맺히는 얼음도 각각의 매력이 있는 겨울 산, 문화가 있는 날 산림청 숲속자연휴양림에서 나만의 여유와 힐링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국립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
<위치>
충남 서천군 종천면 희리산길 206
<시설문의>
041-953-2230
숲나들e 통합고객센터 1588-3250
※동절기 휴양림 내 출입가능 범위 및 운영시간이 상이하여, 세부 운영 정보는 휴양림에 문의바랍니다.
<국립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 홈페이지>
https://www.foresttrip.go.kr/pot/rm/fa/selectFcltsArmpListView.do?hmpgId=0187&menuId=002002001#siteN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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