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음악을 듣지만 듣는 방식은 변화하고 있다고 2015년 닐슨코리아는 말했습니다. 예전 귀족들은 연주자와 가수를 직접 초대해 음악을 들었습니다. 기술이 발달하고 음악을 소장할 수 있게 되자, 소장할 수 있는 장치들은 더욱 작아져 이제는 형태마저 없는 파일로 판매가 되고 있고 듣는 장치 또한 발달을 거듭해 이제는 선이 존재하지 않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발달했다고 해서 간편해진 장치들이 음악이 가진 깊이까지 모두 구현해 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풍부한 사운드를 한번 경험하게 되면 음악을 어떻게 들었는지를 떠올리게 되죠. 음표 하나하나에 실린 각 악기의 소리들이 공기를 타고 들렸던 그 순간들 말입니다. 형태가 없는 음악파일을 소장하고, 선이 없는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듣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소리들 말이죠. 어떻게 소장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듣느냐의 차이. 이제는 어떻게 들어야 잘 들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카메라타홀에서 열린 음악회] ⓒ2024. (재)황인용 뮤직스페이스 카메라타.All rights reserved.
듣는 방식의 변화는 스피커와 이어폰의 발전 외에 공간의 변화도 가져왔죠. 음악감상실이나 음악감상홀이 대표적인데요. 오롯이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그 두 곳이 파주에 있다고 합니다. 공간과 마음을 울리는 소리에 목말랐던 분들을 위해, 그 곳을 소개합니다.
캐주얼 한 곳에서 즐기는 클래식. 황인용의 뮤직스페이스 카메라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멋스러운 조화
헤이리 7번 게이트. 나무들이 우거진 곳에 회색빛의 네모 반듯한 건물, 벽의 모서리에 붙어있는 로고는 씨디 플레이어의 라벨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같은 빛을 띈 실내의 블록은 옛날에 보았던 턴테이블 같기도 합니다.
[카메라타의 외관] ⓒ2024. (재)지역문화진흥원.All rights reserved.
자세히 보면 카메라타는 다른 음악감상실과는 다른 매력적인 점이 많습니다. 스피커 정면을 향한 적당한 크기의 편한 의자는 공연장을 닮아 있죠. 커다란 스피커들은 미국과 독일에서 수입한 것들로 백 년 가까이 된 것들입니다. 가운데에는 독일 클랑필름 스피커가, 양쪽은 미국 웨스턴 일렉트릭에서 제작한 극장용 스피커가 자리하고 있죠. 벽에는 회색 벽과 대비되는 컬러풀한 미술 작품 외에 음악에 방해되는 어떠한 장치도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10여 미터의 높은 천장과 벽은 소리의 울림을 고려한 설계로 인해 탄생한 것들로 직접 선정한 클래식곡이 흘러나오면 실제 공연장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들게 합니다.
[카메라타의 음악홀 정면에 자리잡은 독일의 클랑필름 스피커, 양쪽은 미국 웨스턴 일렉트릭에서 제작한 스피커] ⓒ2024. (재)지역문화진흥원.All rights reserved.
가장 인상적인 것은 자연광이 들어오는 천장과, 그 곳에 떠 있는 거대한 목재판인데요. 구조재인 동시에 음향 장벽이자 흡음재 역할을 함으로써 공간의 재미와 듣는 깊이를 선사합니다.
[카메라타의 독특한 천장구조] ⓒ2024. (재)황인용 뮤직스페이스 카메라타.All rights reserved.
카메라타는 방송인 황인용이 27년 전 서울에 개관, 고향인 파주로 옮긴지 올해로 20년이 되는 해입니다. 주인장이 직접 모은 3만 장이 넘는 LP판이나 수많은 스피커들을 제외하면 그 외의 것들은 지극히 현대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 층에서 전시 중인 아티스트 Vakki의 다채롭고 리드미컬하며 역동적인 작품들이 강렬하게 시선을 끕니다. 카메라타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행사와 일정은 블로그와 sns를 통해 끊임없이 소통하죠.
21세기, 예술의 마을에 재탄생 한 카메라타
카메라타는 방송인 황인용이 27년 전 서울에 개관, 고향인 파주로 옮긴지 올해로 20년이 되는 해입니다. 주인장이 직접 모은 3만 장이 넘는 LP판이나 수많은 스피커들을 제외하면 그 외의 것들은 지극히 현대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 층에서 전시 중인 아티스트 Vakki의 다채롭고 리드미컬하며 역동적인 작품들이 강렬하게 시선을 끕니다. 카메라타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행사와 일정은 블로그와 sns를 통해 끊임없이 소통하죠.
(좌) 음악홀 벽과 대비되는 컬러풀한 미술작품ⓒ2024. (재)황인용 뮤직스페이스 카메라타.All rights reserved.
(우) 카메라타에서 진행했던 서동욱작가의 전시회ⓒ2024. (재)카메라타 인스타그램.All rights reserved.
카메라타는 1580년경, 이탈리아 피렌체의 예술가 모임을 뜻합니다. 음악가 뿐 아니라 시인, 화가, 학자들이 주축이 되어 문화적인 교류를 나눈 방을 얘기하기도 하는데 이 곳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음악을 감상하는 공간이 아니라 다방면의 문화적인 교류를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합니다. 3층에 마련된 전시 전용 공간이나 2층 계단참에 자리한 북코너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활발히 활동 중인 동시대 유명 작가들의 전시가 펼쳐지고, 매월 시의적절한 주제로 카메라타만을 위한 문학동네의 북 큐레이션이 준비됩니다.
공간에서 누리는 음악의 깊이, 그리고 문화의 향유
조용히 음악이 흐르는 이 곳이 활기를 띌 때가 있습니다. 국내의 탑 연주자들을 가까이에서 만나고, 그들의 음악 세계를 탐닉할 수 있는 기획 공연, 그리고 우리가 주목해야 할 탁월한 신진 연주자를 소개하는 음악회가 열리는 날인데요. 카메라타는 매우 적극적으로 클래식 연주자들과 클래식 애호가들이 함께하는 자리를 꾸준히 마련합니다.
[카메라타의 갤러리와 북코너ⓒ2024. (재)황인용 뮤직스페이스 카메라타.All rights reserved.]
16세기 후반 이탈리아의 카메라타는 오페라가 탄생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카메라타의 또 다른 의미로 ‘동지.’라는 뜻이 있죠. 음악 뿐 아니라 문학, 미술, 건축까지 다양한 문화적 소양과 이야기 거리가 있는 공간. 카메라타.
21세기 예술의 마을에 새롭게 자리잡은 카메라타는 음악을 즐기며 문화 전반을 향유할 이들이 마음 편히 찾을 수 있는 음악을 닮은 공간입니다.
황인용 뮤직 스페이스 카메라타
<운영시간>
월~수 11:00 ~ 21:00
목 정기휴무
금~일 11:00 ~21:00
<카메라타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musicspacecamerata
<카메라타 블로그>
www.camerata.kr
<위치>
경기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83
031-957-3369
자연을 품은 음악홀. 콩치노 콩크리트
웅장함 속에 숨은 다양한 매력
콩치노 콩크리트는 ‘노래하고 연주하고 화합하다.’라는 라틴어와 건물구성의 콘크리트의 발음을 비슷하게 조합해 탄생한 이름입니다. 심플한 이름이지만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굉장히 달라지는 매력적인 곳입니다.
[콩치노콩크리트 외관] ⓒ2024.콩치노콩크리트 인스타그램.All rights reserved
콩치노 콩크리트는 건물 외관에 써 있듯이 음악감상홀입니다. 음료나 차가 제공되지 않는, 오로지 음악을 듣기 위한 곳입니다. 음악홀이라는 이름에 규모의 내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면의 거대한 스피커는 백 년 가까이 된 독일 클랑필름의 유러노 주니어 스피커이고 사이드에 자리한 스피커는 미국 웨스턴 일렉트릭사에서 제작한 극장용 스피커입니다.
이 건물 설계 당시 스피커가 너무 커서 건물을 들어올 수가 없어 건물 시공 때 미리 스피커 반입을 생각하고 건물을 설계했다고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좌) 건축 당시 반입중인 스피커 ⓒ2024.콩치노콩크리트 인스타그램.All rights reserved.
(우) 콩치노 콩크리트 음악홀의 독일 클랑필름의 유러노 스피커 ⓒ2024.콩치노콩크리트 인스타그램.All rights reserved.
공을 들여 들여온 스피커에 걸맞게 건물 또한 음악감상에 최적입니다. 넓은 공간 곳곳에 음악이 퍼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는데요.
2층 3층을 연결하여 하나의 음악감상홀로 사용하였고 3층의 테라스구조는 옛날의 공연장을 연상케 하는 구조입니다. 소리에 신경을 쓴 흔적은 2층과 3층을 연결하는 계단을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층간을 오르다 보면 다른 느낌으로 울리는 음악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요. 이동 통로마저 소리가 오갈 수 있게 설계한 곳으로 ‘소리의 길.’이라고 한답니다. 곳곳마다 음표가 오가는 듯한 느낌이 드는 콩치노 콩크리트입니다.
클래식과 레트로의 매력적인 조화
한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스피커의 측면에는 그만큼의 LP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손수 모은 만 여장의 LP판과 수 천장의 축음기판을 보유하고 있고, 그 위에 일렬로 전시된 축음기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큰 재미를 선사하죠.
[콩치노콩크리트의 LP판과 축음기] ⓒ2024.콩치노콩크리트 인스타그램.All rights reserved.
곳곳에 자리잡은 LP레코드들과 축음기들. 스위스에서 백대 한정판으로 나온 턴테이블, 수많은 진공관과 엠프들은 음향기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들러보면 좋을 보물들이 가득합니다.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느낌의 미니 오르간, 벽에 자리잡은 아티스트들의 포스터들. 특히 베토벤 공연 당시 실제 포스터등을 볼 수 있는 이 곳은 음악의 작은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연 속에 자리잡은 음악홀
소리의 울림을 바로 느낄 수 있는 정면 자리도 인기가 많지만, 가장 인기가 좋은 곳은 큰 창이 있는 자리입니다.
벽면을 그대로 창으로 만들어놓아, 흐르는 임진강의 풍경이 한눈에 보입니다.
말 그대로 자연을 그대로 담은 거대한 액자를 보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자리입니다.
경이로운 풍경을 눈에 담고 웅장한 음악을 귀에 담는 순간 가슴은 감동으로 벅차고 충만할 것입니다.
[레트로한 소품들이 돋보이는 콩치노콩크리트의 1층과 임진강 전경이 보이는 2층 창가의 자리.] ⓒ2024.콩치노콩크리트 인스타그램.All rights reserved.
콩치노콩크리트
<운영시간>
월~화 14:00 ~19:00
수,목 정기휴무
금 14:00~17:00
토,일 12:00 ~19:00
<콩치노콩크리트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concino_concrete
<위치>
경기 파주시 탄현면 새오리로 161번길 17 2층
<전화>
0507-1374-5800
음악이 담아내는 시간. 시간이 기억하는 음악.
시간을 기억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어떤 이는 단어로, 또는 음식이나 향기로 기억하기도 하죠. 누군가는 행복한 시간을 기억하기 위해 여행하는 내내 같은 음악을 반복해 듣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 음악을 듣는 순간 당시의 추억이 떠오르기 때문이죠.
[콩치노콩크리트의 클래식한 인테리어.] ⓒ2024.콩치노콩크리트 인스타그램.All rights reserved.
#함께 보면 좋은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