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서 ‘문화’는 단순한 여가 활동, 자아 실현의 수단을 넘어 개인 삶의 질 향상과 사회 발전을 위한 주요 원동력으로 여겨진다. 때문에 모든 개인은 성별·종교·인종·세대·지역 등에 관계없이 문화 표현과 활동에서 차별 받지 않고 자유롭게 문화를 향유할 권리를 가진다. 하지만, 모두가 동등한 상황에서 문화를 향유하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 중소도시의 경우 공간적 제약, 향유자의 인식 약화, 인구 부족 등의 요인이 복잡하게 작용한다.
[축령산 편백숲과 황룡강 생태공원] ⓒ2024.장성 문화관광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국민이 문화적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매년 10월을 문화의 달,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정하여 국민의 문화의식과 이해 향상, 그리고 문화활동에 대한 참여를 지원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역 곳곳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 종사자들이 주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특색 있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전남의 관문이자 선비의 고장 장성군에도 지역민의 풍요로운 삶을 위한 새로운 바람이 일고 있다. 군민 누구나 일상 가까이에서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마음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 그들을 현장에서 만나보았다.
문화를 품은 숲의 초대, 숲속여가 : 축령산의 어느 멋진 날
‘22세기를 위해 보존해야할 아름다운 숲’으로 지정될 정도로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축령산 편백숲. 산을 찾는 이들에게 건강과 치유를 선사하는 이 숲이 문화에 목마른 장성 지역민들에게 매달 초대장을 보낸다. 짙은 향을 내뱉는 편백나무에 둘러싸여 음악과 책, 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고품격 문화 체험 프로그램 ‘숲속여가’이다.
[9월의 숲속여가 포스터와 행사스케치] ⓒ2024.청춘그루터기
문화체육관광부와 전라남도와 장성군이 주최, 지역문화진흥원, 전남문화재단, 장성지역 청년단체 ‘청춘그루터기’가 주관하는 ‘숲속여가’는 ‘문화가 있는 날 구석구석 문화배달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구석구석 문화배달’은 국민이 문화를 일상에서 쉽게 접하도록 문화환경취약지역에서 다양한 문화향유 및 활동 기회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역의 문화예술단체, 예술인과 협력하여 지역민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축령산의 쉼요일’이라는 주제로 6월 첫 선을 보인 숲속여가는 올 11월까지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 지역민들을 찾을 예정이다. 숲속여가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청년 문화단체 ‘청춘그루터기’는 소도시 지역민의 문화 향유에 대한 견해가 넓어졌다고 한다.
“흔히 시골이라 부르는 소도시 주민들의 문화 욕구는 생각보다 높아요. 성인가요를 즐길 것 같았던 어르신들이 숲속 공연을 즐겁게 감상하는 모습을 보면 문화접근성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느낍니다. 실제로 ‘숲속여가’ 프로그램에 한 번 참여한 분들이 매번 찾아오시는 걸 볼 수 있어요. 지역민들이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나 공간이 부족해서 즐기지 못하는 것 뿐이지, 좋은 콘텐츠가 마련되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세요.”
[숲 속 힐링산책과 아뜰리에] ⓒ2024.청춘그루터기
안유선 강사가 이끄는 ‘숲 속 힐링산책’은 첫번째 순서로, 요가를 통해 일상에 지쳐 있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이다. 40여분간 이어지는 생소한 요가 동작이 힘들 법 하지만, 이를 즐기는 참가자들의 표정은 아이 어른 할 거 없이 무척 밝다.
데크에서 요가 체험이 진행되는 동안 아이들은 그림 삼매경에 빠진다. 색이 입혀지지 않은 캔버스 속 숲은 아이들의 손을 통해 영롱한 풍경으로 그려진다. ‘숲 속 아뜰리에’는 숲으로 들어오는 길목부터 펼쳐지는 특별한 미술 체험 프로그램이다. 온 가족이 함께 풍경화를 완성하며 예술 안에서 하나가 된다. 완성된 풍경화는 하나의 작품이 되고, 하나 둘 모인 그림으로 숲 속엔 작은 아뜰리에가 만들어진다.
[숲 속 문화공감] ⓒ2024.청춘그루터기
참가자들에게 가장 반응이 좋은 건 ‘숲 속 문화공감’의 북토크. 4회의 주인공은 진메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시집 <그때가 배고프지 않은 지금이었으면>의 저자 김용택 시인이다. 호남을 대표하는 문인으로서 그가 전하는 호남의 자연과 문학인의 삶, 문화의 시대를 사는 평범한 일상에 대한 이야기가 숲 속 사람들의 감성을 가득 채운다.
하늘 높이 솟은 편백나무 숲에 어둠이 찾아오면 낭만적인 선율이 숲을 감싼다. ‘재즈스밴드’가 선사하는 감미롭고도 활기찬 재즈음악에 남녀노소 모두가 매료된다. 치유와 예술, 문학과 음악이 한데 어우러진 축령산의 숲속여가는 지역민에게 ‘어느 멋진 날’로 기억된다.
장성 축령사 편백숲 자락 축제
축령산편백숲자락축제추진위원회가 주최·주관하는
주민이 만들어 가치 있는 작지만 의미 있는 마을 축제.
주민이 주체가 되어 마을 고유의 역사·문화적 자원과 먹거리, 볼거리 등 지역발전과 함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주민에 의한 지속 가능한 주민참여형 축제.
문화 안에선 모두가 청춘, 청년그루터기
축령산은 상처를 안고 있는 산이다. 수탈과 전쟁으로 인해 무분별한 벌목을 당한 민둥산은 자연재해로부터 주민들을 지키지 못했고,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푸른 나무로 가득한 산으로 가꿔보겠다는 일념 하에 편백나무와 삼나무를 심은 임종원 선생. 비가 내리지 않을 때면 무거운 물동이를 이고 산을 오르며 20여년 동안 땀과 눈물로 일군 나무가 대략 250만 그루에 이른다고 하니 편백숲에 담긴 애정과 정성을 감히 가늠할 수 없다.
“숲속여가를 통해 지역과 사람을 대하는 임종원 선생의 뜻을 잇고 싶었습니다. 애정과 정성이 가득한 이 숲을 무대로 삼은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해요. 장성에는 축령산과 같이 특별한 서사를 품은 자원이 많습니다. 역사, 자연, 사람 모두가 귀한 문화자원이 되죠. 청년그루터기는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장성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발굴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축령산의 사람들] ⓒ2024.청춘그루터기
독서 활동을 매개로 모이게 된 이들은 각자가 향유했던 문화를 공유하며 문화공동체로서의 초석을 다졌다. 소도시 지역민의 문화향유를 고민하는 ‘청년’과 ‘청춘’의 사이에서 청년들이 택한 건 청춘. 그렇게 세대에 구애 받지 않고 문화 안에선 모두가 청춘이라는 의미의 ‘청년그루터기’가 탄생했다.
“학생, 직장인, 주부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활동해요. 이 중엔 장성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도 있고, 부모님의 연으로 오게 된 타지인, 심지어는 군부대 면회 차 방문 했다가 합류하게 된 사람도 있죠.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문화’를 공유하겠다는 마음으로 모이게 된 거예요. 처음에는 소박한 독서 모임이었지만 우리가 누려왔던 문화를 지역에도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활동으로 확장됐죠. 청춘그루터기가 가교가 되어 장성 지역민 누구나 문화를 즐길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이 있어요.”
다섯 명의 청년이 일궈낸 결실이 우수하다. 장성군의 문화, 관광자원을 주제로 한 엠디 상품은 지역민과 관광객의 이목을 끌었고, 소식지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지역의 아름다운 고유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었다. 그 열정과 공을 인정받아 2023년 전남지역 청년공동체 성과공유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청년그루터기에게 찾아온 ‘구석구석 문화배달’ 사업의 기회는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다.
“박물관 기획자, 사진작가, 파티플래너, 금속공예가 등 활동 이력도 다양해요. 우리는 각자의 경험을 살려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고민합니다. 적은 인원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건 사실 힘든 일이에요. 그럼에도 무탈할 수 있는 이유는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이죠. 사람이 많아도 뜻이 모아지지 않으면 건강하게 굴러갈 수 없잖아요. 다행히 청춘그루터기 구성원들은 장성에 대한 애정, 그리고 주민들의 문화 향유 욕구를 채워주고 싶다는 바람이 한결 같아요. 허투루 하는 일이 없으니 결과물도 좋죠.”
[청춘그루터기의 소식지] ⓒ2023.청춘그루터기, 상상창작소 봄
“소식지 발간이나 엠디 상품 제작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지역을 위해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지 찾고 있던 와중에 ‘구석구석 문화배달’이라는 기회가 찾아왔어요. 우리가 경험했던 문화를 제대로 공유할 수 있는 장이 되겠다는 기대가 있었어요.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잘 구성하기 위해 좋은 이야기, 좋은 공간을 찾았죠. 숲속여가는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요. 한 번 경험하신 분들이 계속 방문하는 걸 보면서 사업 기간이 끝나더라도 지속적으로 이어가자는 목표를 갖게 되었어요.”
지역민의 문화접근 기회와 지역문화 정착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는 청년그루터기. 장성을 대표하는 문화공동체로서 활동하기 위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문화콘텐츠를 만들기에 좋은 시대를 살고 있어요. 발굴할 수 있는 자원도 풍부하고 과거에 비해 이동 할 수 있는 교통 인프라도 좋아졌지요. 홍보 플랫폼도 다양하고요. 그런데 딱 하나 부족한 게 있어요. 바로 함께 만들 수 있는 ‘사람’이에요. 장성처럼 규모가 작은 도시에선 기획자가 부족해요. 기획자가 부족하니 만들어 낼 수 있는 콘텐츠도 부족하죠. 꼭 청년이 아니어도 돼요. 지역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고민하는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문화 안에선 모두가 청춘으로 하나될 수 있으니까요.”
공간, 장성의 이야기를 품다. 복합문화공간 오피먼트
매년 가을, 장성의 황룡강은 아름다운 꽃들로 채워진다. 강변을 수놓은 10억송이의 꽃은 장성을 화사하게 물들여 황홀경을 선사한다. 오색찬란한 축제로 한창인 황룡강 맞은 편으로 낡은 건물이 보인다. 주민 대부분이 노인인 한적한 마을에 자리한 이 건물은 평일엔 문화를 찾는 지역민으로, 주말엔 지역을 찾은 방문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아주 특별한 카페라고 한다. 장성의 ‘핫’한 복합문화공간 ‘오피먼트’이다.
[황룡강 주변과 오피먼트] ⓒ2024.(재)지역문화진흥원
오피먼트는 오랜 시간 비어 있던 폐 모텔을 리모델링한 건물이다. 투박한 외관은 긴 시간 자리를 지켜온 건물의 이야기와 고즈넉한 멋을 그대로 담고 있다. 귀여운 고양이가 터줏대감으로 자리한 지하1층엔 장성의 자원으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작은 공방이 있다. 옷과 소품을 판매하는 아르웬 편집숍과 카페테리아가 위치한 1층을 지나면 신진작가들의 작품으로 기획전이 열리는 ‘아인미술관’이 2층에 펼쳐진다.
“모든 공간에 장성을 담으려고 했어요. 개업 당시 도시 슬로건이었던 ‘옐로우시티’에서 착안해 노란빛 원석인 ‘orpiment(웅황, King’s yellow)’으로 이름을 짓는 것부터 시작했죠. 지하에선 장성의 자원으로 소품을 만들어볼 수 있어요. 축령산의 편백으로 만드는 작품이 대표적이죠. 장성에서 가장 유명한 특산물인 사과는 카페 재료로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어요. 산지에서 바로 만들어내는 신성한 장성사과 에이드와 장성사과 라떼는 ‘장성 에디션’으로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죠. 2층 아인미술관 역시 마찬가지예요. 장성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기획전으로 만나볼 수 있죠.”
[장성에디션과 편집숍의 엠디] ⓒ2024.(재)지역문화진흥원
지역과 공간에 대한 전수련 대표의 애정이 남다르다. 차 한 잔의 여유와 장성 문화예술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오피먼트는 장성의 문화공간 역할 뿐 아니라 농가 경제와 관광 상품 개발에 활력을 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낸다.
“장성에 연고가 있는 건 아니에요. 다만, 이 좋은 지역에 문화공간이 없다는 아쉬움에 공간 운영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좋은 콘텐츠가 있어도 공간이 없다면 보여줄 수 없잖아요. 미술관에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문화예술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출발하게 되었어요. 저는 운영자이기도 하지만 공간의 큐레이터로서 방문객들에게 장성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오피먼트의 아인미술관] ⓒ2024.(재)지역문화진흥원
[오피먼트의 3층과 4층] ⓒ2024.(재)지역문화진흥원
모텔이었던 건물의 역사를 남겨둔 컨셉추얼한 3층을 지나, 4층으로 향하면 커다란 창이 벽을 대신하고 있다. 황룡강과 장성댐의 풍경이 작품을 대신하는 이 공간엔 장성의 한적한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봄과 가을엔 알록달록한 꽃으로, 여름엔 짙은 녹음으로, 겨울엔 하얀 눈밭으로. 작은 시골 마을의 사계는 이곳을 찾은 방문객의 발걸음을 다시 모이게 한다. 이렇게 오피먼트는 장성의 문화예술 뿐 아니라 이야기와 관광 자원까지도 연결하는 공간이다.
“예술가와 지역사회를 잇고, 문화와 삶을 잇는 공간이에요. 장성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원이 풍부한 도시임에도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문화를 접하기엔 공간과 인프라, 홍보에 대한 과제가 항상 있거든요. 오피먼트가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두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래서 시작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장성의 특색 있는 이야기를 담아내는 시도를 하고 있고요.”
카페 소금창고
100년이 넘은 가택을 개조한 레트로 감성의 LP카페
백양사 가는 길목에서 지역민에게 사랑방이 되어주는 곳
- 전남 장성군 북이면 백양로 2-2
- 문의 : 070-4471-1251
카페 루몽드917]
대한민국 민간정원 100호이자 장성 최초민간정원
루몽드수목원에 위치한 지역 특산물 특화 카페
- 전남 장성군 북이면 방장로 917-34 루몽드수목원 내
- 영업시간 : 11시부터 19시까지, 매주 목요일 정기휴무
고향을 사랑한 산골 소리꾼, 청강창극단
문불여장성(文不如長城)이라는 말이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호남 유일의 서원인 필암서원을 품은 장성이 옛부터 ‘학문에 있어 장성만한 곳이 없다’는 의미를 담은 말이다. ‘선비의 고장’이라 불릴 정도로 장성의 선비 문화는 조선 사상의 한 축을 이뤘다. 그만큼 문화예술로 해석할 수 있는 인물과 역사적 이야기가 풍부한 지역이다.
[필암서원] ⓒ2024.장성 문화관광
장성군 북이면에 둥지를 튼 사단법인 청강창극단은 2015년 창단이래 전통예술을 기반으로 지역성과 향토성을 담은 작품을 올리는 예술단체이다. 장성을 대표하는 인물과 지역이 품은 이야기를 발굴해 창극이라는 무대예술로 풀어낸다. 동학농민혁명 '황룡강 전투'를 다룬 작품 '조선의 눈동자'와 축령산 편백숲을 일군 독림가 임종국 선생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8월의 선물’, 장성군민의 노래와 민간전승소리 배틀노래를 차용하여 장성 읍내 정서를 담아낸 ‘우리읍내’ 등이 대표적이다.
“어릴 적 연말이 되면 방송사에서 꼭 외국 영화를 틀어주곤 했어요. 그걸 보고 자란 사람들은 외국 작품을 낯설게 느끼지 않았죠. 정작 우리나라 작품, 한국의 정서가 짙게 배인 작품은 생소하게 보는 경우가 많아요. 연말에 외국 영화가 아닌 한국의 작품을 볼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 어땠을까 싶어요.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소설 ‘홍길동전’이 외국에 처음 알려진 게 1932년 하와이였어요. 아마도 이민 2세대들이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문화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작품을 알리기에 어려운 시기였잖아요. 열악한 환경에서도 우리 것을 알리겠다는 마음이 해낸 거예요. 우리 문화를 지속적으로 알리겠다는 옛 사람들의 뜻을 이어받아 우리의 작품에 연결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홍길동 이야기를 담은 창작극을 준비하고 있어요. 홍길동전의 배경이 바로 장성이거든요.
(좌)[청강창극단의 연습 현장] ⓒ2024.(재)지역문화진흥원
(우)[청강창극단의 봉사공연] ⓒ2024.청강창극단
청강창극단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지역 대표 예술단체 육성지원사업에서 호남 지역 유일의 '지역대표예술단체'로 선정되었다.
“작품 ‘효녀청과’ ‘홍길동’으로 신청해서 선정되었어요. 지역성이 짙은 작품을 통해 지역대표 예술단체로 인정받게 되어 책임감이 막중해요. 세계적인 뮤지컬의 넘버는 뮤지컬을 관람하지 않은 사람도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로 세상에 많이 알려졌잖아요. 우리 창극도 충분히 가능성 있거든요. 창극을 통해 넓은 무대로 진출하는 일이 민간예술단체로서는 힘들 수 있지만 지역대표 예술단체로 힘을 받는다면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귀한 지원금으로 창작과 공연에 쓰임새 있게 보태어 정말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청강창극단 ‘8월의 선물’] ⓒ2024.청강창극단
임종국 선생을 주제로한 ‘8월의 선물’은 장성군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다. 이 또한 지역의 유무형 자산과 자생조직을 활용하여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농림축산식품부 공모 사업이다. 청강창극단은 이처럼 장성 전통문화의 지속과 가치 발굴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해가 바뀌면 청강창극단은 창립 10주년을 맞이한다. 지역을 대표하는 예술단체로서 10주년을 준비하는 창극단의 어깨가 무겁다.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과 우리 것에 대한 자긍심, 그리고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한 공연예술을 펼친다는 건 만만치 않은 일이다.
“고향에 대한 애착이 깊어요. 꼭 장성을 대표하는 저명한 인물이 아니더라도 장성의 평범한 일상을 작품에 담기 위해 고민해요. 마을을 오가며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는 어르신들의 이야기, 작은 시골마을에서 일어나는 평범한 일화 등을 통해 장성 특유의 토속성을 알리고 싶어요.”
(좌)[카페 오피먼트의 기획전] ⓒ2024.(재)지역문화진흥원
(우)[숲속여가 현장] ⓒ2024.청춘그루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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