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

근대 수리조선1번지에서
문화명소 보물마을로 거듭나다!
부산 영도 “깡깡이예술마을”

- (좌) 깡깡이예술마을 생활문화센터

- (우) 깡깡이예술마을 전경 @ 깡깡이예술마을 사업단 사진 제공

“까앙~깡! 드르륵! 깡! 깡!
배가 들어오면 아지매들은 그네 같은 작업대에 아슬아슬 매달려
뱃전에 붙은 녹과 해조류를 떼어냈다.
그녀들의 고단한 노동에 온 가족 생계가 달려 있기도,
자식의 등록금이 달려 있기도 했다.”

tvN의 인기 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3(이하 ‘알쓸신잡3’)>에 깡깡이예술마을이 등장해 화제다. 소설가 김영하의 말처럼 이 시대에 중요한 산업시대 유산들의 재생일 뿐 아니라, 보기 드물게 주민 스스로 일구어내고 운영 중인 지역문화 콘텐츠이고, 문화를 통한 성공적 도시 재생이기에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지역의 경쟁력으로 바꾼 지역문화기획자, 이승욱 플랜비문화예술협동조합 대표에게 <깡깡이예술마을>에 대해 들어 보자.

- 이승욱 플랜비문화예술협동조합 대표

문화체육관광부 ‘2018 지역문화브랜드’ 최우수상_

Q. 먼저 ‘깡깡이예술마을’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깡깡이예술마을’이 만들어지기 전 이 지역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등이 궁금하네요.

A. 깡깡이예술마을은 예전 행정구역명으로 지금은 대평동이라는 곳입니다. 일제강점기 전후로 부산은 북항과 남항을 개항했고, 대평동에는 다나카 조선소가 세워졌습니다. 다나카 조선소는 근대식 목선을 제조하는 곳인데, 그 목선을 수리하는 곳이 대평동에 최초로 생겨났습니다. 대평동은 대한민국 근대 수리조선의 발상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평동에는 10여 개의 조선소, 250여 개의 수리 공업사가 있습니다. 대평동에서 수리하지 못하는 배는 없다는 말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이때 독특한 작업 모습이 드러납니다. 배는 일 년에 한 번씩 상거(육상에 올림)하여 밑바닥에서 녹과 따개비를 걷어내고 페인트칠을 다시 해 주어야 안전에도 문제가 없고 연료 효율이 높아집니다. 이때 일일이 망치를 내려치며 일하는 아지매들의 모습이 깡깡이마을이란 말의 의미가 되었습니다. 배의 규모가 커지면서 많은 사업이 신항으로 옮겨갔지만 아직까지도 대평동은 부산이 항구 도시로 성장한 근대 역사를 생생하게 담고 있는 곳입니다. 플랜비문화예술협동조합의 지역문화기획자들은 사라져가는 대평동의 근대 산업 유산을 보존하고 문화예술을 통해 커뮤니티를 발전시킬 수 있겠다는 잠재력과 필요성을 보았고, 문화마을 생성에 대한 의지를 가졌던 부산시의 공모에 선정이 되어 ‘깡깡이예술마을’은 시작되었습니다. 흔히 생각하는 공간의 재건축이 아닌, 사람과 콘텐츠를 생각한 점이 많은 공감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깡깡이예술마을’은 플랜비문화예술협동조합, 부산광역시, 영도구, 대평동마을회, 영도문화원의 협의체 하에 운영되고 발전하고 있습니다.

- 마을다방에서 열린 부산시 도시재생 우수사례 현장워크숍 (깡깡이예술마을 사업단 사진 제공)

깡깡이예술마을 ‘재생사업’ 중심지,
깡깡이 생활문화센터_

Q. ‘깡깡이예술마을’의 공간과 프로그램을 기획하실 때 가장 초점을 맞추신 것은 무엇인가요?

A. 지역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자산과 정체성을 원천 콘텐츠로써 어떻게 잘 발굴해 나갈 것인가가 중요했습니다. 참 다행스러웠던 점은 기획 당시 대평동에는 독자적인 마을회가 있었습니다. 15년 이상 마을에 거주하고 계신 어르신들이 대의원으로 활동하고 계셔서 마을에 대한 애정과 실제적인 마을 커뮤니티 활동에 힘을 실을 수 있었습니다.

- (좌) 깡깡이예술마을 생활문화센터 곳곳에 걸린
대평통 옛 사진과 주민의 글들

- (우) 깡깡이예술마을 생활문화센터 2층 마을박물관 입구의 그림을
바라보고 있는 이승욱 플랜비문화예술협동조합 대표

3개 거점 시설-
마을 다방(깡깡이 생활문화센터 1층), 마을 박물관(깡깡이 생활문화센터 2층), 복합 안내센터_

Q. ‘깡깡이예술마을’에서 현재 운영 중인 프로젝트에는 무엇이 있고, 거점 시설은 어디입니까? 그중에서 ‘생활문화센터’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A. 현재 깡깡이예술마을에서 운영 중인 프로젝트에는 영도도선복원, 퍼블릭아트, 마을박물관, 문화사랑방, 공공예술페스티벌, 깡깡이크리에이티브 6개 분야가 있습니다. 그 중심에 마을의 거점이 되는 생활문화센터가 있습니다. 깡깡이예술마을의 사업 예산 중 1/4이 생활문화센터를 재건하는 데 쓰였을 만큼, 생활문화센터는 사업의 중요한 중심입니다. 1층에는 마을다방, 공동체부엌이 있고, 2층에는 마을회 사무실, 마을 박물관이 있습니다. 생활문화센터의 부지와 공간은 마을회가 무상으로 대여하고 있고, 마을 다방 또한 마을회 총무님을 비롯해 주민 3분이 운영하고 계십니다. 생활문화센터 곳곳에는 주민들의 추억이 담긴 사진과 글들이 가득 걸려 있습니다.

@ 깡깡이예술마을 사업단 사진 제공

아린 가슴으로 항구는 잠들지 못하네
떠나는 것은 떠나는 대로
남는 것은 남는 대로 이유가 있지
- 최백호 노래 <1950 대평동> 가사 중에서

- (좌) 깡깡이예술마을 선박체험관 (깡깡이예술마을 사업단 사진 제공)

- (우) 깡깡이예술마을 생활문화센터 2층 마을박물관 내부

이것은 자연스럽게 깡깡이예술마을 사업에서 일차적으로 중요시하는 마을 자료 아카이빙 사업과도 연결됩니다. 1차로 조사하고 취합된 자료들은 이차적으로는 책, 노래, 만화 등 콘텐츠로 재생산됩니다. 책으로는 《깡깡이 마을 100년의 울림》 역사편, 생활편, 산업편으로 벌써 3권이 나왔습니다. 때로는 깡깡이마을의 풍부한 원천 소스는 최백호 선생의 노래로도, 배민기 작가의 만화와 마크 스태포드의 그래픽노블 등으로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업의 3단계가 펼쳐지는 곳이 생활문화센터 2층에 마련된 박물관입니다. 대평동 일대의 근대문화유산과 생활문화를 수집·기록하고, 단행본을 출판하며, 공간 전시 등으로 연계하여 지역의 정체성을 부각하고 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생활문화센터 외에 여러 체험이 가능한 마을 입구의 안내센터, 선박체험관, 공작소에서의 활동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운영하여 마을 자체적인 사업이 된 마을해설사가 대표적입니다.

- 깡깡이예술마을 안내센터 (깡깡이예술마을 사업단 사진 제공)

장기적인 안목으로 도시재생을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한 때_

Q. 대평동 마을회, 영도구, 영도문화원, 플랜비문화예술협동조합이 등 많은 단체가 함께 일을 하면서 겪게 된 사업 초기의 어려움은 없으셨습니까? 그 해결책은 무엇이었나요?

A. 가시적인 도시 재건축이 기본이 된 도시재생이 아닌, 마을기획자를 키우고, 마을사업을 키우고, 콘텐츠를 만드는 문화마을 조성의 도시재생이다 보니 기관 간의 이해도를 높이고 예산 운영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사업 의도에 대해 의심을 품으시는 분까지 계셨습니다. 사업단 발족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회의와 협의를 거쳤습니다. 문화예술전문가, 건축전문가, 연구자들의 매개를 하는 데 오랜 시간 공을 들여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해 나갔습니다. 도리어 마을주민분들은 많은 도움을 주셨죠. 문화예술협동조합이라는 것에 마을회가 먼저 더 믿어 주시고 조직적으로 협조해 주셨습니다. 이 인터뷰를 빌어 한 번 더 감사함을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도시 재생 사업은 최소 10년을 바라보는 사업입니다. 단기적으로 바라보아서는 안 됩니다. 저희가 하는 사업은 마중물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지역 문화시설이 상업적인 활동을 배제한 채 자립형 문화시설로 유지하기 힘듭니다. 성과를 보이는 사업에 대해서는 관련 기관들의 지속적인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더해 봅니다.

- 깡깡이예술마을 생활문화센터 1층 마을다방 내부

사람에 대한 관심, 사람에 대한 콘텐츠가 기본이 되어야_

Q. 문화체육관광부의 ‘2018 지역문화브랜드’ 최우수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깡깡이예술마을’이 이렇게 놓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깡깡이예술마을’이 다른 곳과 차별점이 있다면?

A. 마을분들의 선의가 가장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저희가 자랑할 만한 것이 있다면, 주민들과의 소통에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점, 콘텐츠를 계속해서 생산했다는 점, 생활문화센터를 재생해서 마을의 다목적 공간으로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생활문화센터를 새로 단장한 것도 마을주민의 숙원을 열심히 들었기 때문입니다. 생활문화센터는 과거 대평동 유일의 유치원이기도 합니다. 주민분들의 추억이 많은 곳이기에, 주민의 마음을 묶고 활동을 이끄는 데 큰 몫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은 좀 일찍 받은 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하하. 바다버스, 깡깡이체험 등 아직 해나가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깡깡이예술마을이 천천히 가기를 바랍니다. 트렌드에 일시적으로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점차 힘을 갖춘 문화마을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 깡깡이예술마을 사업단 사진 제공

Q. 마지막으로 ‘깡깡이예술마을’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도시재생사업의 트렌드가 벽화라고 해서 벽화 사업을 하는 것도, 또는 트렌드가 지났다고 해서 하지 않는 것도 지역문화기획자의 태도가 아닙니다. 우리는 벽이 낡아 분진이 날리는 지역에 벽화가 적당하겠다는 판단하에 벽화 사업을 실행했습니다. 여기에 예술가들이 참여하여 지역의 소재를 이용한 벽화작업을 한다면 더 큰 의미가 있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사업을 기획합니다. 여기에는 물론 주민과 예술가 사이에서 끊임없이 소통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겠습니다. 깡깡이예술마을 사업을 할 때도 독일 출신 유명 그래피티 작가가 아파트 벽면에 벽화를 그렸다가 민원이 들끓은 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언론홍보를 통해 여론을 바꾸고 설득을 한 끝에 결국 민원은 사라지고 주민의 수긍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공공문화예술의 기능은 지역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예술작품과 문화 활동이 기여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깡깡이예술마을’은 지역이 가진 역사적 의의와 가치를 보존하며, 콘텐츠와 지역의 문화를 채워나갈 주민의 역할을 지속해서 개발해나갈 것입니다. 주민과 함께 소통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깡깡이예술마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깡깡이예술마을

주소: 부산시 영도구 대평로 27번길 8-8, 2층
전화번호: 051-418-1863
http://kangkangee.com

이승욱 대표는...
문화예술법인 플랜비문화예술협동조합의 대표로, 문화예술정책의 연구와 개발, 문화예술의 올바른 가치를 추구하는 전문 인력의 교육과 컨설팅, 창의적인 문화예술 프로젝트의 기획과 운영을 통해 더욱 건강하고 풍요로운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의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깡깡이예술마을>, <가야역사와 다문화 연계를 통한 원도심 활성화 방안 컨설팅>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진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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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16년 10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