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

“섬이었던 자리에... 사람이 살고 있었다!”
- <문화공간 섬자리> 박진 대표의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 이야기

- <문화공간 섬자리> 박진 대표


섬에 가면 섬을 볼 수 없다
지워지지 않으려고 바다를 꽉 붙잡고는
섬이, 끊임없이 밀려드는 파도를 수평선 밖으로 밀어내느라
안간힘 쓰는 것을 보지 못한다
- 안도현의 <섬>

안산시에 있는 대부도는 섬이었던 섬이다. 지금은 시화방조제인 연륙교를 통해 육지와 이어져 있어 이름만 섬이지 섬의 풍경은 찾아보기 어려운 곳이다. 실제로 섬으로 들어가는 다리의 바다풍경을 끝으로 섬으로 들어가서는 바다를 찾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예전 온전한 섬이었을 때는 비옥한 땅과 바다가 주는 풍족한 해산물로 세상 부러울 게 없는 풍요로운 곳이었다고 한다. 그러던 곳이 시화방조제가 생기면서 섬의 특성을 잃어버리게 되고 섬도 아닌 육지도 아닌 어정쩡한 정체성을 갖게 된 곳이다. 이 곳 대부도 상동에서 3년 동안 <문화공간 섬자리>를 운영하고 있는 박진 대표를 만나보았다.

Q. 반갑습니다. 본인과 <문화공간 섬자리>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문화공간 섬자리>를 운영하고 있는 박진입니다. 저는 대학에서 미술사를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미학을 공부한 후 전시기획과 큐레이터로 사회생활을 하다가 우연히 이곳 대부도를 알게 되고 이곳에서 문화기획 일을 하게 된 인연으로 2015년부터 <문화공간 섬자리>를 만들고 주민들과 함께 즐겁게 놀고 있는 사람입니다.

<문화공간 섬자리>는 이곳 청년들이 중심이 된 커뮤니티 ‘청년쌀롱’,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다문화여성들이 중심이 된 ‘포롱섬 이야기’, 상동 상인들의 모임인 ‘공유공락’, 고등학생들의 모임인 ‘시종유관’ 등 다양한 세대들이 함께 모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대부도 <문화공간 섬자리>

Q. <문화공간 섬자리>를 하시기 전에는 어떤 활동들을 하셨나요? 그리고 대부도 이곳과는 어떤 인연이 있으신지?

A. 말씀 드린 것처럼 졸업 후 전시기획자로 아티스트들이 만든 작품과 대중이 만나는 매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을 전시 공간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었어요. 내 친구들, 언니오빠, 어머니 아버지들이 전시 공간으로 쉽게 들어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고민 끝에 그들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공공예술 쪽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공공예술 프로젝트 특성상 단기간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이게 서로 좋은 일이 아니었죠. 주민입장에서는 작가와 작품에 대한 상호작용이 잘 안되고, 작가 입장에서도 적은 예산으로 누구 하나 만족시키지 못 하는 작품을 만드느라 욕만 먹더라구요. 정체불명의 수많은 대중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작품의 퀄리티가 오르락 내리락 하며 망가지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결국 문제는 관계 맺기에 있는데 말이죠.

그래서 지역에서 현장에서 활동해보자고 생각했어요. 그때 마침 경기문화재단에서 레지던시 기반의 경기창작센터를 이곳 안산에서 운영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지역디자인’ 사업을 하고 있다길래 너무 궁금했어요. 저는 집이 과천인 관계로 두 시간 반이 넘는 시간을 이곳 안산까지 출퇴근하면서 경험해 보려했죠. 그런데 막상 와서 보니 ‘지역디자인’에 대한 고민이 많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사람이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업무를 보다가 우체국에 가야 하는 일이 있었어요. 우체국의 위치를 누군가에게 물어봤는데 상동으로 가라고 해서 처음으로 상동을 가게 됐죠. 상동은 사실 옛 지명이름이고 행정구역상으로는 없어진 이름이에요. 검색해도 안 나오거든요. 경기창작센터가 있는 안산에서 시화방조제를 건너면서 보이는 바다의 풍경은 아름답고 멋졌죠. 하지만 대부도로 들어오고 나서는 기분이 별로였어요. 모양새나 외관이 다 전형적인 시골 읍내의 거리였고 사람이 별로 없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어요. 그런데 그곳도 사람들이 사는 곳이더라고요. 상동을 발견하고, 사람을 발견하고 놀랐죠. 시화방조제로 땅을 팔고, 그 돈으로 소비만 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이 지역을 함부로 판단했다. 대부도를 재발견한 거죠. 반성했어요.

- 조선시대 규장각 <해동지도 上> 대부도의 고지도

그래서 상동을 주시하게 됐어요. 1년 반 정도 대부도를 왔다갔다하면서 조사해나갔어요. 그리고 처음에 어부이신 분들만큼 섬에 대해 잘 아는 분들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대부도의 어르신들을 찾아가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그러다가 어구중에서 ‘망태기’와 ‘종태기’와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관심을 갖게 됐죠. 망태기는 등에 매는 어구이고 종태기는 바구니처럼 땅에 놓는 어구입니다. 이 어구를 중심으로 대부도의 특성들을 정리한 거죠. 저도 직접 짜보고 배워서 만들어봤는데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저도 꽤 잘 만듭답니다.

그리고, 경기창작센터가 레지던시니까 아티스트들이 상주하고 계시는데, 이 지역의 대표적인 색깔을 담고 있는 매개체를 만나서 예술가의 시선으로 재해석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프로젝트를 기획했죠. 그렇게 해서 시작된 게 ‘대부도 숨은문화찾기’(1차 아이템 망태기와 종태기)입니다. 대부도에 있는 모든 경로당을 찾아다니면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만나고 다녔어요.

제가 아닌 다른 담당자가 와도 계속 대부도의 것들을 찾아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스템을 만들며, 2015년도 7월까지 경기창작센터에서 1년 반 동안 근무를 했습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제 생각과 다른 부분들이 많았고 부딪치는 일이 많았어요. 그래서 과감하게 제 생각을 펼칠 수 있는 <문화공간 섬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대부도 상동 주민들과의 관계를 끊고 싶지 않았어요. 오랜 시간을 들여서 관계를 맺고 싶어서 2015년 10월에 이곳 상동에 <문화공간 섬자리>를 오픈했습니다.

Q. 지역문화진흥원의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사업에 3년 연속 선정되셨어요. 어떤 프로그램들이 있었고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주안점을 둔 점은 무엇인가요?

- <문화공간 섬자리> 제공

A. 생문공 사업은 <문화공간 섬자리>를 차리기 전부터 알고 있었고, 처음 시작할 때부터 함께하는 친구들에게 꼭 해보자고 말했죠. 3년이라는 시간을 들여서 무언가를 해볼 수 있는 게 큰 장점이었죠. 취지도 제가 생각했던 지역의 생활문화공동체를 만든다는 것이구요. 대부도가 과거에 섬이었을 때, 독자적인 문화가 있었지만, 시화방조제로 연결되면서, 문화가 쇠퇴되고 혼재되고 없어지는 상황이 되어버렸죠. 그런 상황에서 대부도 상동을 중심으로 이들만의 문화가 나오면 좋겠다 싶었죠. 더군다나 그게 3년의 시간을 들여 진행될 수 있어 더욱 좋았어요. 그래서 저희의 프로젝트명이 <천일의 동행, 잠들어 있던 섬을 깨우다>랍니다.

주목했던 생문공 사업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사전 조사도 했어요. 처음에 저희가 상동이라는 공간 분석을 기타 마을과는 다르게 했어요. 보통은 만나는 사람들이 한정적인데, 상동은 열려있는 공간의 개념이 커서 누구나가 오가는 공간이에요. 여기에는 생업을 하시는 분도 있고, 거주하는 분들, 관광으로 섬에 놀러 오시는 분들도 있고, 여러 분들이 옵니다. 그 공간 특성을 고려해 공동체를 만든다면? 한 마음 한뜻으로 움직이는 공동체는 일단 불가능하다는 전제를 두고 시작했죠. 많은 사람들이 모이길 바라는 문화예술향유 사업도 아니고, 공동체 만들기 사업의 본질에 충실하자 생각했죠.

“청년쌀롱, 문화를 칵테일로 마시다.”

- <문화공간 섬자리> 제공

생문공 사업할 때, 대상을 정하면서 농촌에서 가장 소리를 내기 어려울 것 같은 분들로 정했습니다. 이장님, 계장님들 등 소위 말하는 권력층을 제외한 다른 분들로 말이죠. 문화자치가 활성화되면, 주체로 나와야 하는데 여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들이 누구일지 고민했죠. 결과는 지역사회 청년, 여기서는 3-40대가 청년이라고 봅니다.(청년이 법적나이로는 39세까지이지만 40대까지 저희는 받습니다.) 이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루를 어떻게 마감하는지, 얼마나 지역사회에서 운신(?)의 폭이 좁은지 등을 인터뷰하며 그들의 이슈를 도출했어요. 그렇게 탄생한 생활문화공동체 1호가 ‘청년살롱’입니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계속 운영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칵테일 프로그램으로 서로 친해질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았죠. 바텐더를 초대해 기본적인 칵테일 만드는 방법만 2~3회 배우고 이후로는 본격적으로 이들의 표현과 발언이 나올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구성했습니다. 자신의 속 이야기를 말하면서 그에 맞춘 칵테일로 표현하면서 매주 청년살롱이 진행됐습니다. 저희는 커리큘럼을 아주 타이트하고 부담되게 계획하고 운영하기 때문에 처음 15명으로 시작해 현재 5명의 정예멤버가 남았습니다. 이제는 그들 스스로 계획을 해나가게 되면서 저희는 2년차부터 좀 편해졌죠.

이렇게 해서 청년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하다, 자신들의 고향이자 삶의 터전인 이 지역에서 어떤 것들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발견한 것이 과거에 대부도에 있던 양조장이었습니다. 그걸 다시 ‘대부 막걸리’로 부활시켜볼까 하면서 술을 직접 만들어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시음회를 거쳐 좀 더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답니다.

“다문화여성, 문화를 동화구현하다.”

- <문화공간 섬자리> 제공

다음으로 생각한 대상들이 여성들이었어요. 여성들 중에서도 이곳의 경우 다문화 이주여성들이 비율(대부도 인구의 6~7%)이 꽤 되는데도 가장 목소리를 못 내고 있는 사람들이죠. 그래서 이분들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대상으로 설정했습니다. 커뮤니티로 모였을 때 무엇을 할지 설계하고 주요 설정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어요.

처음에 다문화여성들이 그림책을 통해 목소리를 내도록 했습니다. 타국에서 와서 자신의 문화를 내려놓아야 하는 부분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에 대한 소재가 담긴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말하길 원했죠. 특히, 모든 이주여성들의 공통 관심사인 육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습니다. 아이와 소통하기가 어렵다. 애들 키우는 게 정말 쉽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수업 방식은 ‘양말 신기 싫어요’라는 그림책이 있으면 그 부분으로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도록 끌어냈죠. 저희는 항상 가르치는 게 아니라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 그 커뮤니티 안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옆에서만 지켜봅니다.

이렇게 해서 구성된 생활문화공동체 2호가 ‘포롱섬 이야기’입니다. 참고로 ‘포롱’이란 단어는 ‘작은새가 지저귀다’라는 순우리말입니다. 1년차가 그림책이고 2~3년차가 프랑스 자수를 배워 대부도의 야생화를 수놓는 것이었습니다.

“청소년들, 우리 뭐 하고 놀까?”

- <문화공간 섬자리> 제공

생활문화공동체 3호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상동 거리를 가장 많이 오고가는 게 청소년들입니다. 이곳에 대부중고등학교가 있으니까요. 이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게 ‘시종유관’라는 커뮤니티이고 그 안에 두 개의 문화기획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스스로의 할 만한 걸 만드는 프로그램이죠. 여기 청소년들이 갈 만한 공간이 없어서죠. 고등학교 2학년 10명과 2017년부터 하게 됐어요. 처음에 이 친구들에게 주로 뭐하고 노는지 물어봤어요. 다 똑같죠. PC방 가고, 노래방 가고. 차이가 있다면 대부도가 아닌 시흥까지 가야된다는 어려움이 있었죠. 이곳은 작은 동네이기 때문에 동네 어른들이 가는 곳은 못 가는 거죠. 놀려면 멀리까지 나가야 하는 거죠. 그래서 언제까지 어른들이 만든 거에 돈 주고 놀아야 하나. 수동적이지 말고 능동적인 상태로 바꾸자. 뭘 해야 할지 고민을 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아이들이 수동적이었으니까 잘 대답을 못했어요.

그러다가 아이들의 성향에 맞춰 그림, 음악, 봉사 등 창작군에 따라 한 그룹을 만들고 다른 한 그룹은 봉사활동으로 묶어서 활동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는 자기 성향에 맞는 프로그램을 직접 설계 해봐라 맡겨뒀어요. 창작하는 파트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본다고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작업을 준비했죠. 그런데 창작에 관심있는 친구들은 성향이 강해서 마찰이 생기더라구요. 결국 첫해엔 못 만들고 끝냈어요. 아이들은 실패라고 생각했지만, ‘아니다’리고 말해주고 협업의 가치를 알게 된 거라고 이야기를 했죠. 그 후로 2년차에 유기견 관련 캠페인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냈답니다.

봉사팀은 처음에는 유기견과 관련된 봉사를 하고 싶다면서 이곳 저곳 직접 섭외전화를 해봤는데 쉽지 않았죠. 그래서 플랜B로 동네 어르신들을 만나는 일로 방향을 바꿨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아이들이 봉사라기보다는 과제라고 느꼈는데 사진을 찍어드린 어르신들한테 같이 찍은 사진을 전달해주러 나중에 갔더니 어르신들이 봄에 다시 와서 당신들의 영정사진도 좀 찍어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저고리 준비해놓겠다고. 그걸 듣고 온 아이들이 직접 스스로 영정사진 찍어드리는 거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할머니한테 역으로 제안을 받았으니까 마음이 달라졌나보더라고요.

Q. 이곳 대부도에서 <문화공간 섬자리>를 운영한 지 4년차가 되셨어요. 주민들과의 관계는 어땠고, 지역문화 활동을 하려는 분들에게 조언을 해 주신다면?

A. 처음에 왔을 때는 힘들 수밖에 없었죠. 낯선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이란 게 있잖아요. 인터뷰해야 되는데 안 해주고, 만나서도 마음의 문을 쉽게 열기 힘들고... 그래도 해야죠. 사람들을 만나기로 했으면. 지역사회에 들어가기로 한 이상 사람과 만나면서 부딪혀야 하는 거죠. 궁금하면 답을 들어야 하니까. 책으로만 소통하는 게 아니다. 책상에 앉아서 지역을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까.

저희가 첫해에 대부도를 소개하는 <상동추적>이라는 책을 만들 때에도 인터뷰 내용과 자료를 교차 체크해보면서 진행했어요. 아무래도 어르신들이 말씀해주신 내용에 대한 확인이 필요했으니까요. 하나의 팩트를 제대로 해석했다고 말하려면 이렇게 교차 검증이 필수였죠. 이렇게 지역문화 활동을 하려는 문화기획자들은 본인이 이 지역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고 있는지 결과물이 꼭 있어야 해요. 책을 만들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읽어낸 것을 자신만의 해석으로 풀어내야 합니다.

문화기획자를 하려면 지역에 대한 나름의 자기 시각을 만들고, 그것을 결과로 설득을 해야 하는 거죠. 예를 들어 그냥 말로만 대부도에 전통놀이가 있었다고 하는 게 아니라 저희가 조사해 보니 ‘꽂단치기’라는 놀이가 있던데 이것에 대해 알려주세요라고 접근하는 거죠. 그래야 구체적인 내용들이 나오더라구요. 그리고 저 같은 경우는 항상 주민의 일원이라고 생각하며 1년차에는 모든 커뮤니티에 다 들어가서 주민으로서 제 이야기를 꺼냈어요. 주민들 입장에서도 돈 내는 것도 아니고, 일단 무언가 좋게 만들려는 마음을 가졌다는 걸 아니까 나쁘게 봐주시지는 않은 것 같아요.

- <문화공간 섬자리> 박진 대표

Q.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생문공 사업에 지원할 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 걸 갖고 계신가요?

A. 문화기획자이지만 진정성 없이 하나의 일로만 접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돈이 안 되는데 일로만 바라보면 어떻게 버티겠어요. 돈이 안되면 재미라도 느껴야 할텐데 그런 것이 없으면 문화기획자로서의 삶은 너무나 고단하겠죠. 특히나 공동체 사업을 하면서, 공동체란 무엇인지 질문을 하지 않고, 돈을 어떻게 벌고 커리어를 어떻게 쌓고 이런 것만 생각한다면 함께 하는 사람들이 피곤해 지는 거죠. 그러면 오래 못가고 소진되게 마련이구요. 마을에 대한, 혹은 자신이 관계를 맺고 있는 주민들을 자신이 기획한 사업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가르치려 들면 즐거움을 느끼지 못할 거예요. 주민들에게도 썩 좋은 일은 아닐 것이구요. 너무 고민 없이, 이해 없이 행동하면 본인이 가장 힘들기 마련입니다. 문화기획자라는 타이틀, 공동체에 대한 일을 할 때는 대상화로 접근하지 않길 바래요. 기획은 맥락을 읽어내는 일인 것 같아요. 시야를 넓히고 공부도 계속해야 맥락을 이해할 수 있죠.

내년에는 같이 하고 있는 친구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을 하고 싶습니다. <문화공간 섬자리>를 여기 분들이 계속 이어나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섬을 찾고 조사하는 저희의 역할이 끝났다고 본다면 저희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서 내년부터는 또 성격이 다른 사업을 해볼 생각이에요. ‘포롱섬 이야기’ 커뮤니티 이주여성분들과 식당을 운영하고, ‘청년살롱’ 친구들과 마을방송국을 운영해볼 예정이에요. 식당은 음식만큼 그 사람을 알아가기 좋은 것도 없다고 생각했고 여러 나라의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편한 공간을 하나 만들어 보자는 취지입니다. 그리고 마을방송국은 대부도 안에서 서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잘 모르니까 유투브를 통해서 정보를 송출하는 방송국을 운영해보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일상의 주체에서 문화적 주체로 나아가기 위해 저희가 그림자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이게 될지 실험을 해보는 것이죠. 그들도 저희를 원하고, 저희도 여기에서 다음 단계를 모색해보고 있으므로 여기에서 내년부터 성장할 단계를 준비하는 거죠. 그리고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을 찾아보려고도 합니다. 내부로서는 같이하는 섬자리 친구들이 안정적이길 바라고, 외부로서는 주민분들, 커뮤니티 분들이 지속적으로 재미있는 일들을 실행해보는 걸 바랍니다.

“사람을 알아야 지역을 알 수 있습니다.
지역의 사람들이 문화를 만들어 가야지 오래 지속됩니다.”

문화공간 섬자리 http://www.facebook.com/islandb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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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16년 10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