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

“대한민국 생활문화1번지를 꿈꾸는 공간”
생태도시 순천의 새로운 생활문화센터
‘영동1번지’ 탐방기

순천(順天), 하늘의 이치를 따르는 도시. 전라남도 동부에 위치한 도시로 1995년 순천시와 승주군이 합쳐져 도농복합시가 되었다. 순천을 삼산이수(三山二水)의 고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기서 삼산은 3개의 산이라는 뜻인데 인제산(남산), 봉화산, 해룡산을 삼산이라고 일컫고 이수는 순천시내를 관통하여 흐르는 동천과 옥천을 의미한다. 꼬막정식과 짱뚱어탕 등 먹거리로 유명한 순천은 순천만 습지 등 천혜의 생태계를 보존하고 있는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이다.


옛것은 옛 향기를 여전히 머금은 채 자리를 지키고,
새것은 새로운 빛으로 옛것이 더 아름다울 수 있도록 감싸 안아주는 도시

이렇게 옛것과 새것이 조화로워 행복한 도시인 순천의 구도심에는 옛 승주군청의 건물이 있다. 문화의 거리가 인접해 있는 이 승주군청이 올해 6월 순천시민들을 위한 공간인 생활문화센터 ‘영동1번지’로 새롭게 태어났다.


사진 제공 : 영동1번지

Q. 순천 생활문화센터 ‘영동1번지’, 실제 주소가 영동1번지인가요?

A. 영동 1번지는 순천의 구주소입니다. 이곳이 700년 전 조선시대 순천부 읍성터의 중심이었죠. 참고로 순천부읍성은 <세종실록>에 1430년에 축성되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신주소가 되어서 다른 주소가 되었지만 ‘영동1번지’에서 ‘1번지’라는 의미는 무엇이던 대표하는 개념을 갖고 있습니다. ‘영동1번지’는 생활문화의 중심지가 되기를 염원하는 의미에서 주민들 공모를 통해 만들어졌습니다. 원래 이곳은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는 승주군청이었고 이후 200년대 교보생명에서 사용하다 이후 연기학원 등으로 사용된 건물입니다. 하지만 건물이 노후되고 순천에 신도심이 생겨 구도심이 쇠락하면서 점차 공실률이 심해지게 되었죠. 이 지역이 2014년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순천시에서 이 건물을 구입하고 주민의견 수렴을 거쳐 ‘영동1번지’로 탄생했습니다.

Q. 순천 생활문화센터 ‘영동 1번지’를 찾는 분들은 주로 어떤 분들인가요?

A. 원칙적으로는 순천시민을 위한 공간입니다. 다른 지역에서 오셨을 경우라도 순천시민을 위한 전시, 특강이나 세미나일 경우는 사용할 수 있습니다. 6월에 개관하고 3개월 정도 지났는데 인기가 많아서 12월까지 대관이 꽉 차 있고, 정기적인 동호회도 20여개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개관 후 10개의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평균 20여명 이상이 출석한 5개 프로그램은 유지되었고 새롭게 10개의 프로그램이 생겨 이제 15개의 프로그램으로 약 450여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할 예정입니다.

Q. 오래된 건축을 리모델링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조성되었고 각 층별 구체적인 공간들을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A. 원래 승주군청 건물은 ‘ㄷ’자형 건물이었습니다. 현재는 ‘1’자형 건물인데 사용자들의 편의와 주변 환경을 고려해 다양한 활용방안을 염두하고 기초구조진단 및 구조보수보강 설계용역을 실시하고 리모델링을 진행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1층은 6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소규모공연장과 전시실, 사무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시실은 말씀드린 것처럼 이미 12월까지 대관이 꽉 차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은 사회적기업인 엘리스에서 마련한 것입니다. 올해까지는 전시실과 소규모공연장 사용료가 무료라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답니다.


좌측 하단 사진 제공 : 영동1번지

지하에는 음악동호회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크기의 3개의 음악실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오픈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생활문화센터지만 이미 10여개의 음악동호회가 정기적으로 이곳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방음시설이 된 연주공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많습니다. 그런데 올해에는 시범운영인 관계인지라 시설 이용 금액이 무료이지만 내년부터는 소정의 금액을 받아 운영할 계획입니다.


3층은 최대 40여명이 사용할 수 있는 공연연습공간인 다목적실과 소규모 동호회실, 라디오 및 팟케스트를 녹음할 수 있는 녹음실과 야외에는 테라스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사진 제공 : 영동1번지

다목적실을 가장 많이 잘 활용하고 있는 동호회는 전통무예와 기체조를 접목한 ‘심신수련 전통체조’ 팀입니다. 매주 1회씩 약 40여명의 동호회 회원들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답니다. 이외에도 ‘우리춤우리가락’, ‘얼씨구풍류’, ‘라인댄스발레사랑’ 등 다양한 동호회가 이용중입니다.

다음으로 2층은 생활문화센터와는 별개로 운영되는 ‘청년센터’가 있습니다. 청년들의 취업과 창업 등을 상담해주고 순천시 시민소통과에서 지원하는 공간입니다.


Q. 순천 생활문화센터 ‘영동1번지’의 프로그램명이 ‘만날강좌’라고 들었다.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해 주신다면?

A. ‘만날강좌’는 순천 생활문화센터의 생활문화프로그램명입니다. 생활문화와 만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이름을 ‘만날강좌’로 지었습니다. ‘만날강좌’는 지난 6월 개관하면서 처음에는 10인 이상이 참여하는 10개의 프로그램으로 출발했습니다. 거기에서 이번에 재강좌로 살아남은 5개에 신규 강좌 10개를 더해 총 15개 강좌가 운영될 예정입니다. 살아남은 5개 강좌는 거의 20인 이상이 꾸준히 참여해 온 프로그램들입니다. 우리춤우리가락, 전통무예를 이용한 건강 체조, 발레사랑라인댄스, 얼씨구풍류, 누구나 도전하는 행복충전 생활연구 등 이렇게 5개 강좌죠. 내년부터는 순천의 특성에 맞게 생태 중심 강좌를 개설할 예정입니다. 자수, 야생화 그리기, 플라워 힐링테라피 등을 새롭게 넣었습니다.

Q. 기존 유휴건물에서 순천 생활문화센터 ‘영동1번지’로 새롭게 탄생한 변화에 대해 인근 거주민의 반응은 어떠한가요?

A. 당연히 호의적인 반응입니다. 특히 인근에 장안창작마당과 창작예술촌 1호, 김혜순 창작스튜디오, 조강훈아트스튜디오 등과 함께 도시재생사업의 대표적인 공간입니다. 죽어있던 공간이 생활문화공간으로 시민에게 돌아온 것에 대해 환영하고 있습니다. 또 순천에 걸맞은 생태와 접목한 다양한 문화기획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주52시간’, ‘소확행’, ‘워라벨’ 등 ‘저녁이 있는 삶’과 ‘문화가 있는 삶’에 대한 관심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순천 생활문화센터 ‘영동1번지’가 생각하는 생활문화의 방향성은 무엇인가요?

A. 무엇보다 쉬워야 합니다. 쉽거나 특별해지면 잘 활성화가 되는 듯 싶어요. 쉽게 올 수 있고, 쉽게 배울 수 있고, 쉽게 즐길 수 있는 곳이면 되죠. 더불어 약간 어렵더라도 기쁨을 준다는 느낌을 주면 잘 운영이 되는 것 같아요. 저희가 운영하고 있는 기획 프로그램인 “저녁에 걸으면서 배우는 인문학”, “청년문화 CEO 프로그램(청년문화기획자 양성과정)”은 사실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직장을 다니면서도 다른 것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여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의외로 되게 열정적입니다. 사실 어려운 강좌인데 말이죠. 인문학 강좌에는 20대부터 60대까지 12명이 참석하는데 꾸준히 오십니다. 말씀하신 워라벨을 위해 내년부터는 직장인을 위한 저녁 프로그램을 마련해 진행하려 합니다. 실제로 지금 야간에 진행하는 목공동호회나 각종 메이커스 프로그램 등을 염두해 두고 있습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Q. 마지막으로 순천 생활문화센터 ‘영동1번지’가 지향하는 바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 말씀드렸듯이 쉽고 편하게 올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합니다. 편안해지니까 계속 오게 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우쿨렐레 강좌를 듣기 위해 악기를 새로 구입하셨고 그 분들이 애착이 강하게 생기셨어요. 그래서 강좌가 없어져도 동호회로 바꿔서 수업을 계속 듣고자 하는 거죠. 이런 일들이 계속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수강료가 무료니까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수업 듣고 전시관도 꼭 들려보세요. 자기도 모르게 문화를 즐길 줄 알게 되는 거죠. 문화를 즐기면 생활의 질도 향상되고 행복감을 많이 느끼게 되는 거구요. 늦은 나이에 그림을 시작하신 분들 보면, 사물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꽃이 이렇게 예쁜 줄 몰랐다고 하세요.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 나온 문구처럼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은 거죠. 센터가 이렇게 살짝 왔다가 더 깊이 빠지는 공간이 되면 좋겠어요. 센터가 활짝 마음의 문을 열고, 문화를 받아드릴 수 있는 곳이 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순천 생활문화센터 ‘영동1번지’를 소개해 주신 이강숙 센터장은?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순천 뉴코아백화점 문화센터에서 강사로 10년 정도 미술 퍼포먼스 강의를 했다. 이후 수강생들과 수강생 부모님이 직접 센터를 만들어달라는 요구에 맞춰 미술학원을 열게 됨. 이후 학원은 5개월만에 백여명이 모집될 정도로 활성화 되었고 경제적으로는 이게 더 나을 수도 있겠지만, 10년 후에도 계속할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하게 됐고, 문화기획에 관심을 갖고 문화기획자 과정을 이수한 후 사회적기업 '앨리스'를 창업하게 됨. 앨리스는 골목길의 '골목', 앨리'alley'에 복수형 's'를 붙인 것으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느낌과 함께, 창의적이고 엉뚱한 모습으로 일상이 숨쉬는 골목길을 걸어보자는 의미로 사용. 창업 후 순천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인 500년 된 푸조나무와 연관된 미술 치유 프로그램으로 ‘미친(美親) 동거동락’을 기획하고 운영 이후, 2015 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 수상을 하였으며 문화체육관광부 2017 마을미술프로젝트 우수작가상을 수상하였다. 이후 순천 생활문화센터 ‘영동1번지’의 컨소시엄 단체로 선정 되었다.


<생활문화센터 영동1번지>
주소: 전라남도 순천시 중앙로 95
전화번호: 061-749-3939
홈페이지: https://blog.naver.com/scartvill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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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16년 10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