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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20] 시간이 더해져 관계의 문화를 만들다. - 경기천년 대축제

발행처 관리자
발행일 2018.11


김영현
(경기천년 대축제 예술감독)

 

천년에 한번?



경기천년 대축제란 이름의 축제
경기정명 천년이라 한다. 2018년, 나라 이름은 몇 번이 바뀌었어도 경기란 이름은 천년을 이어 왔다. 31개 시군으로 이뤄진 경기도는 수도권이라 불린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주변부란 해석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경기란 이름에 자부심이나 중심적 사고를 갖기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 경기를 중심으로 한 자기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축제를 구성하는 데 나름의 한계와 어려움이 있었다. 31개 시군이 각자의 자기정체성을 중심으로 존재한다. 경기란 광역의 행정적 개념은 국가체계와 기초지자체 사이의 모호함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런 인식의 저변에 경기란 문화정체성을 아우르는 작업은 많은 어려움이 수반 된다. 통일시대를 앞두고 있음으로써 더더욱 경기란 이름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데에는 여러모로 지난 한 과정이 노정 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6월부터 시작한 축제 준비는 행정과 현장을 연결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C)경기천년 대축제

우선 기획의 의도는 천년을 살아오면서 만들어진 지역정체성이 무엇인지로부터 출발했다. 재단에서 제시한 생활문화축제와 전환도시적 개념의 축제를 준비하고자 했다. 하지만 천년을 담는 축제로써 생활문화와 전환도시개념의 녹색을 중심에 둔다는 것이 과연 천년축제로서의 방향성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으로부터 출발해 되짚어 보고자 했다.
그것은 현재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생활문화축제의 경향과 지향성, 그리고 내용과 참여자들을 분석해 보면서 시작된 고민이다. 생활예술이 중심이 되는 생활문화축제의 현상과 천년축제의 결을 맞춘다는 것에서 오는 괴리감들이 깊었다. 그래서 천년의 시간을 살아온 삶의 가치와 의미를 지역으로부터 찾고자 했다.


천년의 시간은 삶의 다양성에서 오는 현장과 사람들의 일상이 깊게 베어 있을 때 천년의 시간을 담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었다. 물론 천년의 시간 중에서 현재 담을 수 있는 시간성은 아주 작은 시간의 축적물에 불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판단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그런 일상성에 근거한 축제에 등장할 만한 사람들과 만나는 축제를 구성해 보고자 했다.



밥상 받아먹던 사람보다 밥상 차리던 사람들에게 주목하고 싶었던 축제



역사는 승자들의 기록이다. 하지만 생활문화 차원으로 보면 승자가 아닌 “민”의 삶을 중심으로 역사 보기를 시도해보고자 했다. 기획단에서 기획회의를 하는 과정에 나온 말이 “밥상 받아 먹던 사람보다 밥상 차리던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하기를 원했다. 천년의 밥상을 준비하고 노력한 이들이 역사의 주인공이자 축제의 주인공이기를 바랐다. 그래서 전체적인 맥락은 일상에서 삶을 사는 사람들중에 일과 놀이 중심의 문화를 찾고 들여다보고자 했다. 그래서 축제의 구성에는 의식주 일과 놀이들이 등장한다. 권역부스를 채운 내용들은 체험이나 전시, 판매 등으로 구성되고 소규모 무대에서는 남녀노소의 작은 공연들이 연일 진행 되었다. 그들이 자기 지역에서 살아가는 일상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런 일상은 잘 들여다보면 나의 문화이고 동네의 문화이기도 할 것이다.



(C)경기천년 대축제



천년 생활장인들과 만나다.



200명의 천년 생활문화 장인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면면을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물론 사진과 텍스트로 된 만장으로 만나 뵈었지만 과정에 만난 분들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찾아와 준 것만으로도 고맙고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인터뷰 과정에서 자신의 삶에 뿌듯한 자부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내가 뭘!!!”이라고 손사래 치던 분들도 막상 자리 펴고 이야기를 듣기 시작하니 보따리 한가득 이다. 그런 이들의 삶이 우리가 만나고 잘 듣고 보아야 하는 일상의 문화이자 소중한 역사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제는 늙은 마누라한테 당당해질 수 있을 것이란 손재주가 좋았던 파주의 상여를 복원하던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이 과정이 꿋꿋하게 자기 신념과 의지로 살아온 사람들에 대한 응원과 지지이다. 축제가 끝나고도 그들은 자신의 일상에서 자신의 삶을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며 사실 것으로 보인다. 축제의 장에서든 일상에서든 그들은 자기 지역에서 자신과 이웃들의 일상을 문화로 만들어 가는 삶의 문화재일 것이다.



(C)경기천년 대축제

생활을 문화로 읽고
문화생활과 생활문화가 공존하는 축제로 만들고 싶었던 축제



(C)경기천년 대축제

“ 그때는 그게 생활문화였어... ”


축제의 구성에는 지역의 생활문화 담론을 만들고 축제에 결합할 만한 자원 발굴을 위한 생활문화 콜로키움“을 배치했다. 경기 31개 시·군을 네 개의 권역으로 묶어 찾아가는 콜로키움을 진행 했다. 콜로키움에서는 일과 놀이가 하나였던 우리의 시간들을 되새김질하고 있었다. 광명에서 진행 된 콜로키움에서는 평택 거북놀이팀이 참여해서 소리도 한 자락 해주시고 토론에 참여하면서는 “그때는 그게 생활문화였어” 하시던 노년의 소리꾼에게서 현재의 생활문화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일과 놀이가 분리되지 않고 하나로 엉켜 있었던 그 시절. 놀이 따로 일 따로 살아가는 현대의 생활상 다시 보게 되었다. 일과 놀이가 하나로 묶여 현재의 문화로 존재했던 시간이 생활문화의 원형으로 여전히 유효하다는 답을 얻는 시간이었다. “생활문화에 대한 시선은 더하고, 생활문화의 어려움을 빼고, 생활문화에 대한 새로움은 곱하고, 생활문화에 대한 마음과 생각은 나누고”란 컨셉으로 진행된 축제장에서의 콜로키움은 현장의 이야기들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잇는 메시지들이 정리될 것이다.



(C)경기천년 대축제

축제? 생활문화 축제?



올해는 몇 개의 축제를 다녀보았다. 대구의 컬러풀페스티벌와 약령시 축제, 그리고 서울에서 진행 된 전국 생활문화 축제와 성남의 사랑방 문화축제, 그리고 대구의 치맥축제와 바디페인팅, 축제 보성의 녹차축제 등 고루고루 다녀왔다. 예술을 중심에 둔 축제와 생활문화 축제 그리고 산업과 연결한 축제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축제 등 다양한 축제의 접근들이 있었다. 축제가 지역성을 담아내고 지역경쟁력이나 인지도를 높이는 결과를 기대하기도 한다.



또는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일상과 문화를 공유하고자 하는 응원과 지지의 축제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축제들이 큰 틀에서는 비슷한 구성과 운영방향성을 갖고 있었다. 어쩌면 축제 공급자 중심의 축제로 편성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계속 들었었다. 공급자와 수요자가 분리되지 않은 일상적 관계망을 넓혀 나가는 축제로서의 지향점은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을지 계속 되는 질문이다. 축제는 일탈이기 이전에 일상일 수도 있겠다는 몇 개의 단서들이 등장한다. 지난해 갔었던 진접의 ‘나와유 축제’를 경기천년 대축제에 결합시키면서 경기가 한턱 쏘는 부침개 축제를 배치했다. 지역에서 생산된 농수산물을 사용한 부침개 재료들은 사람들의 식욕과 생각을 자극했다. 부침개 재료들의 다양성을 넘어 참가한 모임의 이름들도 기상 천외한 한 것들이 등장했다. 축제 운영자로 등장한 일상적 관계망 속의 주민들이 일상적 즐거움을 축제장에서 펼쳐 내는 것을 보면서 지역의 마음과 태도들이 사람들과 만나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두 즐겁게 사람들과 만나는 과정에 일상의 창조성들이 나타났다. 부침개의 종류와 준비하는 사람들의 관계는 다양하다. 지역의 동아리나 가족들, 친구들 사이가 별로였던 딸들과 엄마로 구성된 부침개 팀은 이런 과정을 통해서 이야기가 늘고 관계의 변화를 느낀단다. 축제는 일상의 관계를 회복하는 장치가 될 수도 있고 새로운 관계망을 만들어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또한, 축제를 통해서 경기 지역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지역축제들을 경기천년 대축제와 연계하려는 시도에서 31개 시군이 경기란 이름을 얻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지만 나름의 한계와 어려움은 여전히 존재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의 물꼬를 텄으니 함께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C)경기천년 대축제



경기천년대축제를 마치며.



“삶에 시간이 더해져 일상이 작품이 되고 마을이 무대가 되고 관계가 문화가 됩니다.”란 슬로건을 갖고 진행된 경기천년 대축제였다. 의식주 일과 놀이는 시간이 더해져 문화가 된다. 일상이 문화가 되는 과정은 삶의 총체를 보아야 한다. 오늘의 일상은 문화가 되어져 가는 과정이다. 천년의 시간은 오늘의 문화를 만들어 왔다. 급변하는 현대사회는 시간보다는 빠른 트렌드를 문화로 착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짧은 시간의 선택으로 횡횡했던 문화적 경향은 오랜 시간 숙성된 삶의 부분을 모두 바꿔 놓을 수 없다. 이제 천년에 방점을 찍을 순간이다. 다시 준비해야 하는 천년은 우리의 상상을 벗어 날 수 있는 시간일 수 있다. 다만 사람이 중심에 있는 문화에 대한 욕망은 인간 누구에게나 공통될 것이다. 그 인간 중심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시간을 준비하고 성찰해 보는 시간이 축제 안에 녹여지기를 바랐다. 삶의 태도와 관점은 우리가 만들어 갈 문화의 절대적 요소이다, 그것을 빛나게 해줄 예술은 감성과 표현으로 나타난다. 삶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예술은 오래 갈 문화가 될 것이다. 천년의 장에서 그 열정들이 모여 미래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시간이 되길 바랐었다.



(C)경기천년 대축제

이제 축제가 끝나고 일상으로 지역을 바라 본다. 축제에 참여했던 사람들이나 축제에 관객으로 참여했던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일상에서 자기 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다. 그런 모든 이들의 일상이 응원받고 지지받으며 살아가는 공동체의 문화가 미래 천년이 되길 바랍니다. 함께 했던 모든 분들에게 지면을 빌어 감사를 전합니다.



필자소개

학부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문화기획을 공부했다. "당신도 예술가"란 프로그램이 단체의 이름이 되어 20년이 되었다 유알아트. 현재는 성공회대학에서 사회경제 대학원과 문화대학원 겸임교수로 있다. 담양 슬로시티 단장과 칠곡인문학 마을 3년, 그리고 정릉 신시장 모델사업 단장 3년을 보내고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의 남도 바닷길 단장을 거쳐 현재는 전남 장흥으로 이주해 농림부의 신활력 플러스 사업 추진단장을 맡고 있다. 틈만 나면 낚시를 한다. 그러려고 장흥으로 이주했다.
신활력사업은 "인생은 마사지다"란 슬로건을 갖고 있다. 장흥의 풍부한 먹거리와 생약초를 활용한 생약초 테라피 생약초 마사지를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장흥주민들 모두가 생약초 마사지를 일상의 생활문화로 만들어 가는 과정을 만들어 보려 한다. 몇 년 뒤면 태국마사지나 베트남 중국마사지를 넘어 장흥 마사지가 대세를 이루기를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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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16년 10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