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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17] 지역문화전문인력, 지속가능성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나?

발행처 관리자
발행일 2018.09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장훈

 

1. 들어가며



지난 2014년「지역문화진흥법」제정 이후 2015년 지역문화전문인력의 양성과 역량 강화를 위한 양성교육이 시작되어 4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지역문화전문인력이 지역문화를 위해서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이라는 것 외에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이론적으로든 현실적으로든 아직까지 지역문화전문인력은 일자리(직업)로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나 아직 고착화될 만큼 긴 시간이 지난 것은 아니므로 성패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



문화 관련 인력 부족, 인력의 역량 부족의 문제는 지역 현장에서 항상 제기되는 문제다. 문화의 확산을 위해 뭔가 중요한 역할을 할 사람이 확실히 필요하긴 한 거다. 그리고 대부분의 국가에서 공교육기관만으로 포섭할 수 없는 인력에 대해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는 만큼 정부가 지역문화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특별한 문제가 없는 듯하다. 그런데 지역문화전문인력 양성사업의 명분이나 타당성이 확보되었다 하더라도 인적자원과 관련된 미시적인 수준에서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양성된 인력의 지속 가능성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런 점에서 본고에서는 지역문화전문인력 양성사업의 보다 지속가능하고 발전적인 방향을 잡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간략히 검토하고자 하였다.



2. 검토했어야 하는 문제들



1) 지역문화전문인력의 역할



우선 지역문화전문인력이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에 대한 질문이다. 지역문화전문인력의 필요성 등 당위성에 관한 연구들은 진행되고 있지만, 이들이 현장에서 ‘무엇’을 할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지역문화전문인력은 “지역문화의 기획·개발·평가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지식과 능력을 갖춘 사람”으로 정의된다. 인력을 정의하는데 필요 없는 단어가 쓰이진 않은 것 같은데, 모호성은 여전하다. 지역문화가 무엇인지, 기획·개발은 무엇인지, 지역문화전문인력과 관련된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최소한의 구체성은 있는지 의문이 든다. 일반적으로 사회에서는 ‘직무’라고 하는 것을 지역문화전문인력이 가졌는지, 없다면 이것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 문화의 생산과 소비를 연결한다는 의미에서 지역문화전문인력은 문화매개인력에 포함된다. 문화매개인력 중 지역문화전문인력은 ‘기획’ 직무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데, 현재까지는 기획 인력이 ‘무엇’을 하는 인력인지 상당히 애매하다. 일반적으로 산업영역에서 기획업무는 가장 핵심역량이 투입되는 영역이다. 해당 분야의 전반적인 상황과 맥락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 기획자로서 지역문화전문인력의 역할은 무엇이고, 역량을 갖춘 인력을 양성하는가와 관련된 증거는 별로 없는 것이 같다. 따라서 ‘지역문화’의 개념은 차치하고 우선은 지역문화전문인력이 해야하는 ‘기획업무’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나아가 ‘어떤 수준’까지 역량을 끌어올릴지, ‘어떻게’ 공급할지에 대한 체계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2) 지역문화전문인력의 노동시장



두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문제는 그 지역문화전문인력의 사회적 수요가 있는지 있다면 ‘얼마나’ 수요가 있는지의 문제다.



경제적 발전과 더불어 문화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고, 인력이 활동하는 공간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문화향유율, 문화 여가지출 등의 추이를 살펴보면 시민들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당연히 이를 공급하는 문화매개인력의 시장1)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으로 의미한다. 다만, 지역문화전문인력의 역할인 기획을 필요로 하는 지점에 대한 수요는 역시도 불분명하다. 이는 지역문화전문인력의 역할의 모호성과, 해당 역할이 누구(대상)에게 편익을 주는지도 애매해서 해당 시장자체를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1) 여기서 시장의 의미는 민간시장 뿐 아니라 공공시장 모두를 포괄하는 의미로 사용



현재까지 진행되어온 지역문화전문인력 양성의 과정은 사실상 공공영역으로 흡수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진행되고 있다. 시장 상황에 대해 명확한 이해가 없이 인력양성에 우선한 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해당 인력의 일자리 문제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다. 다만, 2017년 새 정부가 일자리, 고용안정 등 노동계의 이슈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면서 지역문화전문인력의 일자리 문제도 중요한 이슈가 되어가고 있고, 당장에 민간에 흡수 될 수 없는 상황에서 양성된 인력을 공공에서 일부 흡수하는 형태로 굳어져 가고 있다. 공공시장에서 해당 인력을 흡수하는 것이 꼭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인력이라면 공공에서 흡수하는 것이 도리어 타당할 수도 있다. 다만, 지역문화전문인력이 민간영역과 공공영역으로 나아가는 경로에 대한 체계적인 설계가 시급한 시점이다. 또한 공공영역에서 흡수할 경우 고용주체, 고용의 질 등과 관련해서 명확한 전달 체계 확립은 필수적이다.



3) 지역문화전문인력의 지속가능성



지역문화전문인력의 역할, 노동시장의 애매성은 지역문화전문인력의 지속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한다. 충분히 검토되었어야 할 역할의 문제, 노동시장의 문제에 관한 근본적으로 고민을 지금이라도 시작해야 한다. 당장에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겠지만, 더 이상 ‘문화 정책적 당위성’에 의해 인력이 동원되는 상황에서는 벗어나야 한다. 그간 지역문화전문인력을 포함한 대부분의 문화매개인력은 문화의 꽃을 피우기 위해 도구로 전락하고 있었다. 일단 문화를 꽃피워야 하니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양성부터 하는 식이었다. 그런데 문화의 꽃은 문화매개인력을 통해서 피어나고, 반대로 문화매개인력도 문화의 꽃이 만발해야 지속가능해진다. 상호보완적인 균형관계를 유지하면서 문화와 문화매개인력이 지속 가능한 동반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는 관점의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3. 향후 방향



1) 인적자원관리 측면의 접근



어떤 분야건 해당 인력 노동수요의 예측가능성과 해당 직무의 사회적 필요성은 해당 인력이 직업으로서 지속 가능성을 갖는 기본적인 전제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문화전문인력은 지속 가능성 보다는 현장에서 주장하는 필요성, 문화영역의 확장이라는 당위성, 일자리 확장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의해 단기적, 산발적, 비체계적으로 양성되거나 배치되고 있다. 당연히 고용안정성과 고용의 질이 좋지 않다.



지역문화전문인력의 체계적인 양성, 경력관리 등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문화보다는 사람에 초점 맞추고 인적자원 관리의 틀에서 접근해야 한다. 지역문화전문인력을 인적자원의 측면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주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 문화와 관련된 인력의 관리 문제는 문화의 특수성과 다양성으로 인해 다른 영역의 인적자원 관리와 다른 것처럼 주장되고 있다. 그러나 문화영역에서 하는 직무가 다른 영역에 보다 훨씬 다양할 수 있다는 점은 백분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문화와 관련된 일과 인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보다 손이 많이 가고 세밀한 계획이 필요할 뿐이다.



< 사례 > 캐나다 문화인적자원위원회(Canadian Cultural Human Resources Council)

1995년 설립하여 자국 내 공연예술, 문학 및 출판, 시각예술, 공예, 영화 및 TV, 음악 및 사운드 레코딩, 문화재 분야, 기술 스태프, 예술 경영 인력의 경력개발과 훈련을 통합적으로 관리


주요사업은 프로젝트 개발, 경력개발관리, 인턴십 프로그램, 채용지원, 출판, 네트워킹, 조사 및 정보제공, 관련인력 옹호 활동 등을 하고 있음


문화와 지역분야는 민간주도의 자율적 인적자원 관리의 제약이 많고, 인적자원 관리의 경험이 부족한 현실을 감안하여 중앙정부에서 문화 분야 인적자원 관리의 주도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



지역문화의 기획이라는 일은 사실상 모든 역할을 포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세밀한 체계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범위의 제한도 필수적이다. 그런데 이를 해나가기 위해서는 전담하는 인력, 조직 등이 필요하다. 일회성 연구를 통해서 가능한 일은 아니다. 인력의 양성, 일자리의 관리,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하는 문제가 그리 간단한 문제였다면 현재 일자리 문제가 가장 중요한 사회적 현안이 되지 않았을 터다. 전담조직을 통한 지역문화전문인력의 직무, 경력모형, 수요추정, 수요-공급의 매칭 등이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는 한 지역문화전문인력양성은 양성을 위한 양성에 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2) 일거리(Work)와 일자리(Job)의 명확한 구분



지역문화전문인력이 양성된 후 현장에서 가장 혼란스러운 문제 중 하나는 해당 인력이 당장에 갈 곳이 있는지의 여부이다. 보통 정부 주도의 인력사업은 해당인력에게 약간의 일자리 기대감을 주는 것이 사실이고, 이로 인해 갈등도 유발되고 있다. 그러므로 정책적 인력양성의 경우 교육 후의 배치 문제에 관해 고민할 수밖에 없다.



정책의 특성상 인력양성 정책은 시장의 요구에 따라 필요한 해당 인력의 교육에서 책임이 끝나는 것이 원칙이지만,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재화 생산에 필요한 인력은 꼭 그렇지도 않다. 따라서 이 지점에 대한 확실한 방향 설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다만 현실적으로 모두 공공영역으로 흡수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일정 부분 시장형성의 마중물로서의 일거리(work)과 지속 가능성이 담보된 일자리(Job) 정책을 명확히 구분해서 진행할 필요가 있다.



[그림] 문화매개인력 통합관리체계의 역할 모형



일거리(work)정책 공공영역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사업에 해당 인력이 어떻게 배치될 수 있는 여부를 검토해서 해당 인력의 사각지대를 파악하거나, 해당 인력의 확대가 필요한 영역을 찾아내는 작업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부처 간의 연계, 정책 사업의 연계도 일거리 창출의 가장 중요한 지점이 된다. 최근 들어 타 부처에서도 문화 인력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면 도시재생 사업에서 문화 인력의 필요성을 절실히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화관련 정책사업의 연계도 문화 인력의 활동공간을 넓혀줄 수 있는 기회가 숨어 있다. 예를 들면, 통합이용권의 경우 사용률에 대한 고민을 통합 이용권 사용이 가능한 매칭사업, 그리고 사업에 필요한 인력이 투입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일자리(Job) 정책은 충분히 관련 시장이 성장하고, 검증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후에 가능하다. 일자리 정책은 해당 인력의 고용의 질, 역량 수준의 구분 등 인력의 질적인 측면을 현실화하는 것이다. 사실상 정부 주도의 인력 관련 인증이나 자격증 제도는 일자리 단계서 더욱 적절한 정책이다. 자격증 등은 일자리와 연동되어 최소한의 요건으로 획득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해당 인력이 제공하는 일의 품질을 증명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활용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래야 수요처에도 필요한 인력을 신뢰하고 고용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 정책사업의 시작부터 인증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자격증과 일자리의 동일시 현상으로 인해 현장에 혼란만 가중시키게 되는 것을 다양한 사례에서 목도한 바 있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필자소개

장훈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으로 문화여가분야 정책 연구를 해오고 있다.
심리학을 전공한 만큼 어떤 사안이 건 사람에 먼저 초점을 맞추어 생각하고,
사람들의 삶의 레퍼토리, 행복에 관심이 많은 진정 사람중심의 정책을
디자인하고 싶어 하는 휴머니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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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16년 10월 12일